며칠 있으면 설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경기가 가장 활발한 시기를 '대목'이라고 하는데, 재래시장엔 대목이 없었습니다.
김태일 기자가 하룻동안 전통시장 상인이 돼서 대목 분위기를 직접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오전 9시,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과일 매장.
매대를 정리하고, 과일도 보기 좋게 진열합니다.
▶ 스탠딩 : 김태일 / 기자
- "장사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과일을 팔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가는 사람들을 손에 꼽을 정도로 시장은 한산합니다.
드디어 장사 개시 2시간 30분 만에 15개에 3천 원 하는 귤 한 봉지를 팔았습니다.
오후가 돼도 사정은 마찬가지, 선뜻 과일을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보지만.
(현장음)
(기자)"자 바나나 세일합니다. 바나나 2,500원. 바나나 들여가세요."
시간은 더욱 흘러 저녁 시간.
드디어 하나 둘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현장음)
(손님)"(포도)한 무더기가 5천 원이라는데.
(기자)아르바이트생이라서요.
(손님)아르바이트생도 잘 알아야지."
배도 팔리고, 바나나도 팔리고. 하지만 명절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 인터뷰 : 최병갑 / 신사시장 자연청과 사장
- "소비자들이 너무 편리하게만 살다 보니까 우리가 현대화시설 해놨다고 해서 (오는 건 아니고) 편리한 대형마트로 많이 빠지죠."
바로 옆 채소 가게도 마찬가지.
▶ 인터뷰 : 임영업 / 신사시장 청정농산 사장
- "예전과 비교를 했을 때 많이 그게(대목이) 점점 없어진다고 봐야죠."
오늘 과일가게 매출은 50여만 원.
이는 평상시보다 적고 지난해 설 대목에 비해 70%나 줄어든 겁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또 내일을 위해 가게를 정리했습니다.
▶ 스탠딩 : 김태일 / 기자
- "14시간의 영업이 모두 끝났습니다. 매년 명절 때마다 반복돼 나오는 전통시장 활성화. 말뿐인 활성화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시장 상인들은 입을 모읍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 [ kti955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