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셔츠 하나를 맡겨도 친절하게 집까지 갖다주는 동네 세탁소, 그래서 더 정감 어린 곳인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 세탁 프랜차이즈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남양주에서 남편과 함께 동네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금희 씨.
15년 넘도록 일하면서 요즘처럼 어려운 때는 정말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수익이 반 토막 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기름 값과 옷걸이, 포장 비닐 등 자잿값의 상승 또한 영업을 더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그나마 단골까지 떨어져 나갈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 인터뷰 : 김금희 / 세탁소 주인
- "오점이라도 하나 더 빼주든지, 내 것처럼 해줘야지. 내 옷을 내가 입듯이 손님 것을 내 것처럼 해줘야 해요."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출혈에 가까운 가격 경쟁과 대형 세탁체인의 공세로 동네 세탁소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버티지 못해 문 닫는 곳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대형 프랜차이즈 세탁소의 공세는 뜨겁습니다.
와이셔츠 990원, 정장 1벌 4,500원 등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동네 상권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세탁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로봇 등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낮춰갑니다.
▶ 인터뷰 : 황찬오 / 프랜차이즈 세탁업체 부장
-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대량화와 전문화,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1천8백 개가 넘는 체인점을 운영하는 1등 업체부터 10개 미만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미니 업체에 이르기까지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런 매장 수 경쟁은 대형마트 입점 경쟁으로까지 옮아붙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황금주 / 서울 논현동
- "마트에 장 보러 왔다가 맡기니 편리한 점이 있고요,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아서…."
그러면서 명품 세탁 전문, 대형 침구류와 커튼 전문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동네 세탁소를 압박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세탁소의 난립, 원자재 값 상승, 경기 불황 등으로 동네 세탁소가 조금씩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
영상취재: 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