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사건 때마다 꼭 거론되는 것이 바로 무기명채권인데요.
무기명채권이 과연 뭐기에 지금도 검은 비자금의 핵심고리로 거론되는 걸까요.
강영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화면에 보이는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무기명채권의 샘플입니다.
채권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돈을 받는 사람 이름이 표시된 기명채권, 그리고 채권 금액만 있고 이름이 없는 무기명채권.
당연히 기명채권은 돈의 흐름이 파악돼 세금 추징이 쉽습니다.
하지만, 무기명채권은 중간에 누구를 거쳤는지 알 수도 없고 최종적으로 채권증서를 가진 사람이 주인이 되는 '묻지 마 채권'입니다.
100억 원이라면 현금은 용량이 너무 크고, 수표는 꼬리표가 있지만, 무기명채권은 간단히 보관하면서 돈의 출처를 숨길 수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던 정부가 무기명채권을 발행했고, 지난 2007년까지 산업은행도 최고 10억 원 액면가의 현물 무기명채권을 연 수천억 원어치 발행했습니다.
지금은 무기명채권이 전산으로 등록돼 탈세가 쉽지 않지만, 과거에 발행돼 지금도 돌아다니는 무기명채권 증서가 아직도 검은 비자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ilov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