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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월매출 억대를 찍던 온라인 쇼핑몰 사장이 방만한 경영으로 회사 규모만 키우다가는 망할 수 있다고 예비 창업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억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방만한 경영이었어요. 한마디로 사업을 모르고 규모 확장에만 매진했던 것이지요. 매출은 높았지만 효율적 운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모를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있는 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어요.”
여성의류 전문몰 ‘옷그리기(www.otgrigi.com)’를 운영하는 전아름(35) 대표는 2006년 처음 전자상거래 시장에 발을 디뎠다. 쇼핑몰을 인수해 창업에 도전한 동생을 도와 시작하게 된 것. 그녀는 사업이라는 세계를 처음 경험하며 경영 효율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 오픈했을 무렵,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 두 자매가 선보이는 제품들은 내놓는 즉시 고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빠르게 팔려 나갔다. 이를 토대로 두 사람은 이지캐주얼을 표방하며 2008년 옷그리기를 새롭게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워 6년째 이어왔다.
옷그리기는 한때 매월 억대 매출을 발생시키고 15명의 직원이 재직하는 규모 있는 쇼핑몰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대형 사무실을 정리하고 카페24 창업센터(soho.cafe24.com)에 입주했다. 전 대표는 사업 운영비를 대폭 줄였으며, 최소한의 운영 인력으로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옷그리기는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에도 수 십 개의 신상품이 업데이트되는 대형 몰들과 달리 제품의 판매 주기도 길고 인위적인 개편보다는 변함없는 모습을 표방한다. 일종의 역차별화 전략이다.
전 대표는 “옷그리기의 고객은 2006년부터 꾸준히 쌓여 온 단골고객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며 “항상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 안정적이고 성실한 곳으로 인식되는 것이 옷그리기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옷그리기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모든 상품은 국내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제품으로 선보이면서 제품의 공급 단가를 대폭 낮춰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기본 티셔츠는 색깔별로 모두 구매해도 가격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전 대표는 이제 해외 진출을 계획한다. 해외 진출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도 ‘합리적인 가격의 made in Korea’ 콘셉트가 해외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현재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한국산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며 “100% 한국산 제품인데 가격적인 매력까지 더해진다면 반드시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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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 자체 제작 제품은 어떤 것이 있는가?
헤어밴드, 두건, 양말 등 액세서리 소품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이들 제품군은 옷그리기 고객들이 가장 꾸준히 찾는 제품이기도 하다. 지금 옷그리기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격대의 헤어밴드를 시중에서 찾으려면 의류 제품을 만들고 남은 원단으로 짜깁기해서 내놓은 제품들이 많다. 옷그리기의 헤어밴드는 모두 손으로 직접 제작한다. 원단의 품질이나 내구성 측면에서 월등히 앞선다고 자신한다.
▲ 효율적 경영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를 깨닫기 위해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왔다(웃음). 2006년 인수한 쇼핑몰도 지나치게 큰 비용을 지불했고, 옷그리기의 규모를 키울 때도 인건비, 운영비 등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 쇼핑몰 경험을 오래 한 사람이 창업센터에 입주하는 일도 드물다고 들었는데,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내실있는 경영을 해야 오랫동안 사업체를 유지할 수 있다.
▲ 옷그리기를 어떻게 키워가고 싶은가?
어마어마하게 규모를 키우겠다는 욕심은 없다. 오랫동안 운영해 왔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에게 옷그리기는 참 익숙한 곳이다. 그 느낌이 좋다. 항상 그 곳에 있는 쇼핑몰, 변함이 없는 쇼핑몰이 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해외진출을 꼭 하고 싶다. 성장을 위해서라기보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 많은 경험을 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체력과 끈기를 기르라고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