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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을 주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 메롱샵의 인기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2009년 오픈한 ‘메롱샵(www.merongshop.com)’은 4년동안 회원수가 25만명으로 늘었다. 판매 중인 제품수는 약 1000여 가지에 달한다.
김유성(28) 메롱샵 대표는 쇼핑몰을 오픈하기 전 충청북도 충주에서 빈티지 의류를 주력으로 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아침 일찍 서울로 출발해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직접 선별해 오후에 충주로 돌아와 판매했다. 그가 매장으로 도착하는 오후 3시경에는 신상품을 기다리는 10대 청소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고 6개월 만에 집안 빚 4천여만원을 모두 갚았고, 1년 만에 전셋집을 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때만 해도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것은 머리 속에 없었어요. 그저 재미 삼아 사이트를 만들어 이미지를 올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지요. 그런데 평소 1~2장 나가던 제품이 온라인에서는 수 십장 판매되는 것을 보고 새로운 시장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메롱샵은 톡톡 튀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10대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충주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쇼핑몰에 전념해야 할 상황이 됐고, 다른 곳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던 남편도 결국 매장을 지인에게 넘기고 메롱샵 운영에 힘을 보탰다. 지금은 서른 명이 넘는 직원들이 재직하는 곳으로 성장했고, 본사도 충주에서 서울로 옮기는 중이다.
메롱샵은 남성의류, 여성의류로 각각 나뉘어 운영되는 일반적인 전문몰들과는 조금 다르다. 메롱샵은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제품을 판매한다. 제품의 종류로 카테고리가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성별을 먼저 선택하면 제품 사진이 노출되는 방식이다. 중성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 커플 의류가 필요한 고객 등 기존 쇼핑몰들이 끌어안기 어려웠던 고객들이 메롱샵의 주 단골 고객이다.
메롱샵은 독특한 이벤트로 유명하다. 다리가 얇은 남성에게 하이힐과 스타킹을 신기고 여성들과 함께 세운 후 누가 남자인지 맞춰보는 퀴즈를 낸다든지, 옷을 잔뜩 껴입은 모델들을 보여주며 누가 가장 많은 옷을 입고 있는지 알아 맞추는 이벤트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유쾌한 이벤트다.
김 대표는 “유행에 민감하고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10대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사무실 이전 건으로 잠정 중단된 이벤트를 더욱 업그레이드시켜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사무실 이전이 완료되는 대로 오프라인 매장과 해외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전공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꼭 다시 열어 프랜차이즈 형태로 확장하고, 카페24를 통해 해외몰도 오픈할 생각”이라며 “항상 재미있고 유쾌하면서도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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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 메롱샵 운영 전의 경험이 참 많은 듯 하다.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집안 상황 때문에 20살 때부터 의류 업계에 뛰어들었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리폼 의류를 판매해서 꽤 성공해 보기도 했고, 충주 거리에 가판대를 두고 제품을 팔아보기도 했다. 처음 매장을 성공시킨 후에는 거만해져서 여성복 매장을 열었다가 큰 돈을 잃어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들이 지금 메롱샵 운영의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 남녀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곳은 흔하지 않은데.
예전에 운영하던 빈티지 의류 매장의 제품들이 유니섹스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제품들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긴다고 생각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 됐다. 남성 제품과 여성 제품은 스타일도 다르고 거래처도 다르기 때문에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의 메롱샵이 다른 곳과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됐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 남녀 고객들의 성향은 국내와 어떻게 다른가?
남성 고객들은 1인당 구매액이 여성들에 비해 높다. 고객 충성도는 여성보다 남성이 높다.재구매율도 높다. 대신 여성 고객들은 단품 구매가 많지만 구매 횟수가 월등히 높다. 10대 고객이 절대 다수였는데 최근에는 대중성을 강화하며 20대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매출은 남녀가 거의 반반이다.
▲ 스스로 생각하는 메롱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이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을 좋아한다. 메롱샵을 운영하며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항상 즐기며 일해왔다. 쇼핑몰 비즈니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시작해서 이렇게까지 성장한 데는 다른 비결이 없는 것 같다. 매사에 즐겁게 임해 왔던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