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여행과 외국 쇼핑몰 직접 구매를 반영하는 신용카드 해외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싼 것을 찾아 헤매는 '인터넷의 바다'에는 국경이 없는데다가 최근 원화가치 상승으로 '직구'에 불을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3분기 해외 사용금액은 27억1000만달러으로, 2분기 25억3000만달러에 비해 7.3% 증가했다. 이는 지난 2분기에 이어 역대 최고치다.
국외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한 것은 일차적으로 원고(高)의 영향이 크다. 원화 가치가 상승해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고, 상대적으로 싼 값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구매의 경우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실제 제품가격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직접구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이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카드업계는 해외 쇼핑몰 결제 카드이용액이 지난해 9700억원에서 올해 1조2700억원으로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올 1~3분기 해외 카드사용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났다. 또 지난 11월25일~12월6일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주요 온라인 쇼핑몰100곳에서 사용한 현대카드 사용실적이 평소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프라이데이란 미국 쇼핑몰에서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부터 시행하는 폭탄세일 기간으로, 물품별로 최대 60%까지 할인이 제공된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 해외 직접구매 이용자 수는 3만7000명을 기록해 작년보다 1만명이 증가했다. 매출은 68억원을 기록해 작년(55억원)보다 24%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최근 원고(高)와 해외쇼핑몰 연말행사가 겹치면서 해외시장결제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카드사로서도 신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관심있게 지켜보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카드사는 올 연말 알뜰 직구족을 잡기 위한 이벤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오는 27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사전 응모한 뒤 아마존, 갭, 짐보리 등 자사가 지정한 30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1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캐시백을 2배로 제공한다.
또 해외 배송업체인 몰테일을 통해 결제한 배송비에 대해서는 카드별로 최대 6%까지 캐시백 혜택을 준다.
현대카드는 M계열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해외 온라인쇼핑몰 결제 금액의 5%를 M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해당 쇼핑몰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한 후 자동응답전화(1588-5070)를 통해 응모하면 된다.
현대카드는 또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던 해외결제 금액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년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해외가맹점 5만원 이상 이용고객이 홈페이나 고객센터를 통해 응모하면 적용된다.
KB국민카드는 해외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행사를 진행한다. 연말까지 해외 가맹점에서 1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1만원 캐시백 혜택을 준다. 또 5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 중 추첨으로 선정한 25명에게는 KB국민카드 여행상품 예약시
현대카드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와 동호회 사이트를 통해 의류 등 해외직구에 대한 정보 교류가 늘어 소비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카드사에서도 예년에 없던 다채로운 해외직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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