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했지만 최근 수년간 경제활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어 걱정입니다.
특히 눈덩이처럼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어 제2의 경제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저희 mbn은 오늘부터 신년 특집 기획 시리즈 '경제를 살립시다'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박종진 기자가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째를 맞은 한국경제의 실상을 짚어봅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
10년전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던 한국경제는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을 통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짧은 기간에 정상을 되찾고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때 39억달러로 바닥을 드러냈던 외환보유액은 2300억달러를 넘어 세계 5위가 됐고, 원화가치는 안정을 넘어 오히려 절상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수출도 3천억달러를 돌파한데다 주가도 천400을 넘어 외형은 화려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 이면에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국가신용도는 'A'등급으로 여전히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성장잠재력도 몇년째 조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허찬국 박사 / 한국경제연구원 -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어서 향후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가계부채입니다.
자금시장의 심각한 왜곡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고 담보대출 급증으로 가계발 위기 발생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10년 전 위기를 촉발했던 기업부실이 이제는 가계부실로 잠재적 진원지가 이동한 것입니다.
인터뷰 : 하준경 박사/ 금융연구원 -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많다라고 봤을 때 이것이 일시에 꺼질 경우에는 위기가 도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서히 가라앉혀야겠다, 이것이 연착륙을 시도해야겠다는 필요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인터뷰 : 전 석 (서울 응암동) - "요즘 너무 아파트 값이 올라서 상대적으로 아파트 없는 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올해에는 아파트 값 좀 진정시키면 좋겠다."
인터뷰 : 구영덕 (서울 영등포) - "요즘 부동산가격이 너무 올라 서민들은 너무 놀란다. 잠도 못자고 빨리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서 서민들도 집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뷰 : 백자녀 (시장 상인) - "경제가 더 안 좋다고 하니까 마음도 불안하다. 우리가 그것까지는 생각 못하지만 경제가 잘 돌아가면 좋겠다. 장사 좀 잘되게 해주세요."
인터뷰 : 여방홍 (시장 상인) - "집없는 사람들이 전부다. 자기집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인터뷰 : 인터뷰 : 대학생들 - "취업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부동산 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카드 대출을 포함한 가계 신용잔액이 550조원을 웃돌고 가구당 평균 부채가 3500만원을 초과한 상황에서 경기하강이 심화되거나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위기가 빠른 시간안에 현실화 될 수 있습니다.
박종진 기자 - "특히 우려해야 할 것은 가계부실이 기업부실보다 우리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입니다."
기업부실은 외환위기 때처럼 강력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가계부실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위기의 주체가 워낙 많아 손을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위험관리 시스템을 강구해야 합니다.
특히 올 대선을 앞두고 경제해법이 정치논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경제당국은 더 이상의 시행착오 없이 올바른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mbn 뉴스 박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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