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삼성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16일 "지난 14일 백혈병 문제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밝히면서 약속한 바와 같이 현재 참여 중인 행정소송 4건, 9명에 대한 소송 보조참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15일 법원에 보조참가 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모든 산재 행정소송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불승인 판정에 대한 총 10건의 소송 중 4건에 보조 참가인으로 참여해 왔다.
백 전무는 "이번 철회가 장기간 쌓였던 불신의 벽을 허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하며 앞으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반올림(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은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반올림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측에 이달 내에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면서 복수의 날짜를 지정해 주면 협상 날짜를 선택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28일과 29일을 지정해 16일 반올림 측에 회신했다.
삼성전자는 협상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이 협상에 참여해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밝히고 권 부회장이 직접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일찍 해결하지 못한 부분 등에 대해 사과했다.
2007년 3월 황유미씨의 사망으로 불거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의 백혈병 문제는 2007년 1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지난 해 12월 처음으로 협상을 시도했으나 협상 당사자를 선정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 차가 있어 공전해 왔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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