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당 환율이 세자리 수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원화 강세로 수출비중이 큰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발표한 '원화 강세로 수출 비중 큰 기업의 수익성 악화 뚜렷' 보고서에서 "지난해 이후 내수기업의 매출증가율은 플러스 수준을 회복했지만, 수출기업은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면서 내수기업과의 격차가 커졌다"고 밝혔다.
올해 2월초 100엔당 1070원을 넘었던 원.엔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해 6월 들어 900원대에 진입했다. 월평균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이하로 하락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수출기업(연평균 수출 비중이 50% 이상)과 내수기업(연평균 수출 비중 50% 미만)의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 3.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익성도 수출기업이 내수기업보다 낮았으며,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경영성과가 낮았다.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의 2012년 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3.9%, 3.7%로, 그 차이가 0.2%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내수기업이 4.0%, 수출기업이 2.7%로, 차이가 1.3%포인트로 커졌다.
지난해 수출 비중이 80% 이상인 기업들은 1.8%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지만, 수출 비중이 40∼80% 구간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반면 일본 제조 수출기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0%에 머물던 일본 제조 수출기업의 분기 평균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6.5%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도 4.5%에서 5.0%로 개선됐다.
일본 내수기업의 분기 평균 매출증가율은 2012년 1.0%에서 지난해 5.5%로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수출기업의 매출증가율은 0.7%에서 11.8%
이 연구위원은 "환율 변화는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에도 엔화 약세 효과는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주체들이 원고·엔저를 직면한 경제 여건으로 인식해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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