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당한 20대 비정규직 여성이 자살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약자인 중소기업들의 권익을 보호하려고 만들어졌다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최은미 기자입니다.
【 기자 】
적어도 피해 안 끼치고 살면서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24개월 꽉 채워 쓰고 버려졌네. 내가 순진한 걸까?
유서 한 장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25살 권 모 씨.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2년 동안 7번이나 1~2달짜리 쪼개기 계약을 하며 참았습니다.
그러나 일을 진행하며 만난 중소기업 대표에게 스폰서 제안을 받고, 중기중앙회 간부들에게도 성추행당했다는 사실을 공론화하자 해고됐습니다.
▶ 인터뷰 : 권 씨 외삼촌
- "직장상사와 인사권을 쥐고 있는 본부장, 이분들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20대 중반의 우리 조카의 꿈을 산산이 앗아갔고."
그나마 묻힐 뻔했지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김제남 / 정의당 의원
-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한 고인에게 해고 또는 인사상 불리한 조치를 한 적이 있습니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사건을 은폐하기 바쁘던 중기중앙회는 이제야 성명서를 내놓고 관련자들을 대기발령했습니다.
뒤늦게 사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취소하는 등 허둥대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중기중앙회 관계자
- "원래 저희가 계속 유가족을 만나려고 했어요. 공식 사과를 못한 것은 저희 실수일 수도 있고…."
유족은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했고, 국회는 곧 있을 종합 국정감사에 관련자 모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추궁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