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수천년 동안 서식해 왔던 토종벌의 유전체 해독이 완료됐다. 토종벌 유전체 해독은 체계적인 육종(育種)과 질병 예방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형욱 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교수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미국 캔사스주립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토종벌에 대한 유전체 해독을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다.
토종벌은 우리나라와 아시아에서 수천년 동안 양봉 및 화분수정 등에 사용돼 왔지만 유전체 정보에 대한 연구와 체계적인 육종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토종벌은 약 3~4년 전부터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바이러스병에 그 수가 약 9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유전체 연구를 통한 질병 관리 및 치료제 개발이 시급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2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토종벌의 유전체 해독을 시작해 최근 이를 마무리지었다.
연구진은 토종벌의 유전체 1만 600여개를 규명했다. 질병 발병원인과 관련된 면역관련 유전자 160여개, 꽃향기와 같은 여러 냄새 감각을 담당하는 후각수용체 119개, 당이나 여러 맛을 느끼는 미각수용체 10종, 신맛을 주로 느끼는 이온수용체 10종도 추가로 규명하였다. 권형욱 교수는 "이를 통해 사회성을 가지는 토종벌이 다른 곤충에 비해 화학감각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토종벌의 사회성행동, 유전육종 및 여러 질병원인에 대한 면역관련 작용 메커니즘 연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토종벌은 국태 토착종으로 생물학적 보존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고 경제적 가치도 크지만 전염성 질병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양봉농가에 막대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BMC 게노믹스' 2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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