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심해지면 치질이 악화된다. 항문대장질환을 일컫는 치질에는 치핵(항문 밖으로 혈관총이 부풀어 오르고 늘어짐), 치열(항문이 찢어짐), 치루(항문주위에 고름이 생김) 등이 있다. 치질중 치료가 가장 까다롭고 재발률이 30~50%에 달하는 난치성 질환이 바로 치루이다. 항문내에 존재하는 항문샘이 감염돼 염증이 생겨 곪는 것이 항문주위 농양(膿瘍)이며 이 농양이 항문 피부 바깥으로 터져나온 것이 치루이다.
치루 치료가 난치성인 이유는 농양이 터져나오는 고름길이 괄약근을 지나기 때문이다. 괄약근은 ‘항문조임근’으로 항문을 조여 대변의 배출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치루수술은 치루관을 절개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절개술을 시행하는데, 이 방법은 재발이 적은 대신 항문 괄약근까지 손상될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괄약근을 보존해 항문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재발률을 낮춘 새로운 치루수술법이 시행되고 있다. 태국 아룬 로야나사쿨 박사가 고안한 LIFT(괄약근간 누관 결찰술)수술이다. 이는 외괄약근과 내괄약근 사이로 수술을 시행, 누관(고름관)을 절단해 분리하고 누관을 폐쇄한 뒤 고름을 깨끗이 긁어내는 방식이다. 괄약근이 약한 여성이나 노인, 괄약근 손상이 예상되는 복잡치루 환자에게 적합하다. 수술성공률은 85~9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 시술은 복잡하고 어려워 국내에서 시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
지난해 유럽대장항문학회(ESCP)에서 LIFT 수술후 괄약근 기능 보존에 대해 발표한 양병원 신현근 진료부장(대장항문외과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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