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 모토쇼가 열리고 있는데요.
다양한 신차들이 국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데, 특히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고성능 차량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합니다.
자동차 취재를 담당하는 정성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모터쇼에 대한 관심이 꽤 높다고요?
【 답변1 】
네, 서울 모터쇼는 올해 10회 째를 맞는데요.
개막 일주일 째 되는 어제까지 약 43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주말인 오늘과 내일 인파가 집중적으로 몰릴 것으로 보여서, 65만 명 정도가 전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입니다.
재작년 모터쇼 때 60만 명 정도가 찾았으니까, 관람객 숫자가 꽤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요즘엔 수입차가 워낙 많이 팔리다 보니까, 일반인들의 관심도가 확실히 높아진 것 같습니다.
【질문2】
이번 모터쇼에 '슈퍼카'라고 불리는 차들도 많이 등장했다고요? 먼저, 슈퍼카 기준이 있는 건가요?
【 답변2 】
슈퍼카라는 기준은 사실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만, 보통 차량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고, 가격도 수억 원을 호가하는 스포츠카를 '슈퍼카'라고 부른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령 멈춤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달리는데 3~4초 밖에 안걸릴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거나, 가격은 2~3억 원 이상이면 슈퍼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화면) 「지금 보시는 게 세계 3대 명차라고 불리는 영국 벤틀리의 '컨티넨탈 GT3'라는 차종인데요.
전 세계에서 300대 한정 판매하는 슈퍼카인데요, 가격은 무려 3억8천만 원, 웬만한 집 한 채 값과 맞먹습니다. 」
국내에선 단 6대만 판매되는데, 이미 3대는 계약이 끝났다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건 이탈리아 명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최고급 스포츠카인데, 가격은 2억 5천만 원입니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720여 대를 팔면서, 판매량이 1년 새 6배나 뛰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빨간 스포츠카는 포르쉐의 '911 타르가' 모델인데요.
최고시속 300km에 버튼만 누르면 오픈카로 변신하는 최고급 스포츠카인데요, 가격은 1억 8천만 원입니다. 」
「세계 3대 명차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도 국내 최초 공개됐는데요.
가격은 3억, 뒷좌석이 여객기 비즈니스석을 방불케 하는 최고급 세단입니다. 」
【질문3】
가격이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데도 국내에서 잘 팔린다는 말인가요?
【답변3】
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1억 이상 수입차 판매가 2천 대에 달하면서 50%가 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마세라티의 경우엔 전년대비 6배 가까이 많이 팔렸는데요.
마세라티 차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1천대 정도인데, 그 중 700대 정도를 지난해 팔았습니다.
벤틀리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2배 늘었고, 포르쉐, 페라리 같은 모델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수입차가 국내에서 대중화되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색다른 차, 나만의 차를 갖고 싶어하는 구매자들이 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4】
아무래도 재벌가 자제들이나 유명 연예인들이 이런 차들을 많이 타겠죠?
【답변4】
네, 아무래도 워낙 고가이다보니 재력가나 연예인들이 많이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벤틀리의 경우엔 최근 엉뚱하게도 사건사고에 휘말린 재력가들 때문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는데요.
얼마전 도심에서 무법질주를 해 물의를 일으킨 물티슈업체 '몽드드' 대표 유정환 씨가 타고 사고를 낸 차량이 바로 벤틀리GT 모델이었습니다.
연예인 중엔 권상우, 송승헌 씨, 그리고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 벤틀리를 애호가로 알려져 있고요.
요즘 '차줌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배우 차승원 씨는 마세라티 마니아로 유명합니다.
이 밖에 가수겸 배우 박유천 씨는 페라리, 소녀시대 멤버 태연은 포르쉐 스포츠카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앞서 소개해 드린 3억 원 짜리 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BMW의 하이브리드 슈퍼카 모델인 i8을 계약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질문5】
국산차 중에 눈에 띄는 건 어떤 건가요?
【답변5】
국산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전시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아무래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가 좋은 독일 디젤차와 일본 하이브리드 차가 인기를 끌다보니 그 부분을 부각시키는 분위기입니다.
몇년 뒤 양산될 '콘셉트카'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르노삼성이 공개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이오랩'은 공기역학적인 디자인과 경량화된 무게로 1리터의 기름으로 100km를 달릴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입니다.
현대차는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도 혼잡한 도심 구간을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차에 탑재된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등의 센서를 사용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인데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 앞 차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하고요, 갑자기 끼어드는 서기도 하고, 앞에 정차해 있는 차가 있으면 스스로 피해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자율주행 기술은 2020년 쯤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벤츠나 아우디, 애플·구글 등 IT업체들까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6】
국내 모터쇼에선 레이싱 모델의 과도한 노출 논란도 일곤 했는데, 이번엔 어떤가요?
【답변6】
올해도 관람객 시선을 끌기 위해서 과감한 의상을 입고 차를 홍보하는 모델들이 꽤 있는데요.
굳이 비교한다면, 일본차 업체들은 조금 과감한 의상의 모델들을 기용했고요, 우리나라와 유럽 업체들은 비교적 노출을 자제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이전과 비교해서는 확실히 좀 차분해진 분위기인데요.
주최측이 이번 행사 전에 각 참여 회사들에게 모델들의 노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합니다.
자동차 전시 문화를 단순한 시선끌기보다는 차를 제대로 알리고 홍보하는 쪽으로 개선해 보자는 취지였다고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태년 / 서울모터쇼 사무국장
-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 5위국이고, 앞으로 선진국에 진입하는 차원에서 외국의 주요 모터쇼를 보면 도우미들이 상당히 품위있는 복장으로, 품격있는 모터쇼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추세에 발 맞춰서 모터쇼의 선진화가 필요한 것 같고요."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열리는 모터쇼에선 화려한 의상의 모델보다는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product specialist)'라고 해서 제품을 설명해주는 인력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것을 벤치마킹 해보자 하는 것이죠.
【질문7】
그래도 모델에 따라 관람객의 시선이 끌릴것 같은데요?
【답변7】
네, 아무래도 그렇죠.
특히 지난 주말에는 20만 명의 인파가 몰렸었는데요, 레이싱 모델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 참여업체들은 모델들의 의상에 브랜드 전략을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모습인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차 후드 부분에 검은색 탄소소재를 입힌 차량 모델엔 같은 검은색 의상을 입혀 강조를 하기도 하고요,
힘이 좋은 미국차의 경우엔 조금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유럽의 고급 브랜드들은 단색의 드레시한 원피스, 바지 정장 등을 입은 모델들을 내세워서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수입차들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국내 자동차 전시 문화도 점차 바껴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