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들이 면세점에 이어 이번에는 소비용품 렌탈시장에서 또 다시 일전을 치를 태세다. 지난 2월 롯데가 렌터카 시장 1위 업체인 KT렌탈(사장 표현명)을 1조20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엔 현대백화점그룹이 신설법인을 만들어 ‘렌탈케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14일 현대백화점그룹은 렌탈케어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에서 600억원을 출자해 ‘(주)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신규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표는 현대리바트의 김화응 사장(사진) 이 겸임한다.
백화점·홈쇼핑 등 대형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렌탈케어 시장에 뛰어든 것은 기존 유통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뛰어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현대홈쇼핑의 지난 해 매출의 5% 가량이 정수기·안마의자 등 각종 생활가전 렌탈상품 판매에서 나올 정도로 렌탈사업과 홈쇼핑의 연계성이 높다. 현대백화점측은 향후 백화점 내에 렌탈숍을 입점시키거나 그룹의 온라인 판매채널인 현대H몰, 리바트몰 등을 통해 온라인 영업을 통해 추가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브랜드 네이밍 작업을 거쳐 정수기사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한 후 공기청정기, 가구, 주방용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차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렌탈케어를 향후 5년 내 가입자수 100만명,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해 코웨이·청호나이스에 이어 업계 3위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판매 네트워크 확보가 핵심인 렌탈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이 가진 온·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과 고객관리능력 등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KT렌탈 인수에 나선 것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KT렌탈의 차량 렌탈 사업과 롯데의 호텔·면세점 등과의 관광사업을 연계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렌탈은 차량 렌탈 이외에도 전 모기업인 KT 등을 대상으로 사무기기·정수기 등의 렌탈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의 사업확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 롯데는 현재 KT렌탈에 대한 PMI(조직통합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렌탈시장은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산업기계를 제외하고 자동차, 가정용품 등을 합한 소비재 렌탈시장 규모만 2011년 12조2000억원에서 2016년 16조9000억원으로 38%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비데 등 생활가전 렌탈시장만 지난해 약 4조원에서 2016년에는 5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점쳐졌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태현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바뀌면서 렌탈이 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고가지출품목인 자동차 역시도 렌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렌탈 산업이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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