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복부대동맥류 환자 10명중 7명이상이 60대 이상 남성이다. 복부대동맥류는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동맥의 직경이 정상(2cm)보다 1.5배 이상 증가하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복부대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6534명으로 2009년 3670명보다 약 80%증가했다. 환자 10명중 7명이 60대이상 남성이었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가 조사한 결과, 65세이상 흡연 남성의 4.5%가 복부대동맥류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대동맥류는 혈관이 배안에서 증상 없이 부풀어 오르다 한계에 도달하면 파열되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배안에서 혈관 파열이 일어날 경우 약 60%가 병원에 도착하기전 사망한다. 병원에 도착해 수술을 받아도 절반 가까이가 사망한다.
복부대동맥류가 60대 이상 남성에서 유독 잘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혈관 노화와 고혈압 등 연령에 따른 원인과 흡연, 오랜 기간 잦은 술자리와 기름진 음식섭취로 생긴 고지혈증, 비만 등 생활습관의 문제가 맞물린다. 복부대동맥류는 콜레스테롤과 지방과 같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위험 인자가 혈관에 쌓여 염증을 만들고, 조직을 약하게 하는데서 시작한다. 이렇게 약해진 혈관벽은 혈압을 견디지 못해 풍선처럼 부풀며 복부대동맥류로 발전한다. 유전, 감염, 결체조직질환, 염증, 외상, 원인 불명 등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복부대동맥류 증상으로는 복부 팽만감, 더부룩함, 복부에서 심장이 박동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경미한 복통이나 허리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을 잃는다. 복부대동맥류는 자각증상이 없는 만큼 대부분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조진현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50대 이후 급증하지만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 60~70세가 되어 갑작스런 증상에 병원을 찾는다”며 “방치하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만큼, 복부에서 심장이 박동하는 듯 한 느낌이 든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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