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6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프랑스 파리 에어쇼에서 P&W(프랫앤드휘트니) 최대주주인 UTC그룹 그레이 회장을 만나 국제공동개발사업(RSP)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정밀(현 삼성테크윈)은 P&W와 협약을 계기로 대형 여객기용 제트엔진 분야에 진출하게 됐다. 그리고 30년 후 삼성테크윈은 P&W와 차세대 항공기 엔진 공동개발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30년 전 P&W는 삼성테크윈의 가능성만을 보고 손을 잡았으며, 삼성테크윈은 30년 후 기술력과 제품경쟁력으로 P&W 협력관계에 화답한 것이다.
삼성테크윈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어쇼에서 P&W와 항공기 엔진 RSP 계약을 체결했다. P&W는 롤스로이스 GE와 함께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조회사다.
계약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올해부터 2062년까지 P&W에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 엔진부품을 공급하게된다. 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는 항공기 엔진 개발·양산·유지보수·서비스까지 모든 사업의 리스크와 수입을 참여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방식이다.
삼성테크윈이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제품은 P&W 차세대 GTF(Geared Turbo Fan) 항공기 엔진이다. 삼성테크윈은 GTF 엔진 터빈부의 고압·저압 터빈 사이에 장착되는 MTF(Middle Turbine Frame)의 개발·생산을 맡게된다. GTF 고효율 엔진으로 연료소비율, 소음, 성능개량 가능성이 기존 엔진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P&W와 9억달러 규모 공급권 계약, 올해 1월 미국 GE와 4억3000만달러 규모 부품 공급권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엔지부품 제조회사로서 입지를 높이고 있다.
항공기 업계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신규 도입이 예상되는 항공기는 약 3만7000대로 이 중 중형 여객기 수요가 전체의 70%인 약 2만6000대에 달할 것으로
삼성테크윈은 “이번 RSP 참여를 통해 3∼5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일반 부품 공급업체에서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서 지위가 격상됐다”며 “P&W와 30년 이상 협력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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