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관저동에 있는 커피숍 곰커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이후 매출이 60% 이상 감소했다. 이곳은 건양대병원 의사, 간호사가 주 고객이지만 메르스 발병 이후 직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도 중국, 일본 등지의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지난달보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관광도시들도 타격이 상당하다. 대표적 관광도시인 전주·경주는 다른 지역 메르스 발생 소식 후 지역 상가 매출액이 50% 이상 줄었다. 전주 한옥마을내 청춘시장 협동조합도 평일 방문객수가 메르스 발생 전에 비해 약 80% 줄었고, 주말엔 90%까지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지난 9~13일까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피해상황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5%가 메르스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전보다 ‘경기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는 중소기업은 5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매출과 고객수가 각각 35.6%, 34.9%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0.4%가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비교해 이번 메르스 사태가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4.2%였고, ‘메르스 사태 영향이 더 작을 것’이라는 답변은 15.4%에 그쳤다.
중소기업보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제조업보다 서비스 업종이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영 어려움을 더욱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경영상 피해 유형으로는 ‘방문객 감소’가 75.5%로 가장 많았으며 ‘계약취소 및 연기’, ‘면담거부 등 영업활동 차질’, ‘교육, 워크샵 등 내부행사 취소’ 등이 뒤를 이었다.
대전,경기 평택·화성 등 메르스 확진자 발생 지역은 고객수·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해 피해가 더 컸다. 매출액 감소율을 보면 확진자 발생 지역이 39.9%로, 미발생지역 26.4%보다 훨씬 높았다. 메르스 피해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메르스 확산 차단에 역량 집중’(75.4%)과 ‘국민 불안감 해소’(66.0%) 등을 꼽았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시 사전교육(12시간)을 면제하고, 제외 업종인 일반교과학원·여관업도 한시적으로 융자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현조 중기청 소상공인정책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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