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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영종도에 자리잡은 BMW 드라이빙 센터 |
그래도 열광하고 갈망한다. 거침없이 질주하며 내뿜는 포효를 잊지 못하고 아무도 따라하지 못할 문화를 일구고 하나의 특별한 드라이빙 인생을 맘껏 느끼게 해주는 그 차에.
지난 1995년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BMW를 두고 하는 얘기다. 올해 꼭 한국 진출 20돌을 맞는 BMW는 이처럼 전설이 돼가고 있다.
글로벌 톱 브랜드 중 첫 한국 지사로 탄생한 BMW그룹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일궈낸 성과는 컸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4만174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판매량 1위를 지켰다. 2010년 1만대를 넘어서고 2011년 2만대, 2013년 3만대 돌파 등 매년 만대 단위의 새로운 기록을 써갔다. 한국은 글로벌 BMW그룹 내에서도 중국,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8위의 시장이다. 5위 프랑스와는 판매량 차이가 1만대도 채 되지 않는다.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던 1995년 당시 연간 판매대수 700여대에 불과하던 BMW는 이제 한해 4만대 이상을 팔아치우는 명실공히 수입차 1등 브랜드가 됐다. BMW 코리아는 이런 놀라운 기록을 만들며 이제 스무살이 됐다. 시기·질투를 한몸에 받을 만도 하다.
BMW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은 그러나 “숫자는 잊으라”고 말한다. 일등이란 단순히 판매량으로 가늠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사회에 그만큼 가치를 창출하고 인프라, 문화, 고객 서비스 등 남들이 하지 분야를 선도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BMW는 국내 친환경차 인프라 구축에 정말 열심히다. 당장 돈이 안 된다해도 인프라에 노력을 기울이는 게 기업이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까지 포스코ICT와 함께 전국 이마트 80개소에 충전소를 설치하고 제주도에는 충전기 30개를 기증했다. 올해까지 전국에 당초 목표로 삼은 충전기 400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BMW는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 성장에도 큰 역할을 했다. 현재 글로벌 BMW의 1차 벤더로 등록된 한국 부품업체는 22개에 달한다. BMW의 전기차 i3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삼성SDI가 대표적이다.
김 사장은 “이들 22개 1차 벤더가 향후 3년간 납품할 금액은 8조원에 이른다”며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생산규모를 갖춘 중소, 중견업체들이 많은데 이런 업체들에서 납품을 받는 것은 BMW로서도 다양한 공급망을 확충하는 기회”라고 밝혔다.
수입차 시장에서 BMW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얘기 하지 않으면 섭섭할 정도다. BMW는 현재 71개인 서비스센터를 올해 86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최대 규모다. 부품 물류센터도 현재 축구장 3개 크기에서 축구장 7배 크기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BMW는 서킷에 문화공간을 더한 드라이빙 센터도 만들었다. 여기에는 2.6km의 트랙과 다이내믹 오프로드 등 여섯가지 안전코스, 안전교육 주행시설, 해리티지 갤러리, 친환경 체육공원, 주니어 캠퍼스, 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단순히 오너들만 역동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가족이 모두 와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자동차 테마파크다. 면적은 축구장 33개 크기고 드라이빙 센터에 투입된 비용만 770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면 애정을 넘어서서 절로 경의를 표할만하다.
한국 수입차 시장이 월 2만대 시장으로 커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입차 회사들은 매달 나오는 판매실적에만 신경쓴다. 한국 문화에는 관심조차 없는 사장들이 잠깐 왔다 거쳐가는 곳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브랜드에 비하면 한국기업처럼 20년간 묵묵히 일해온 BMW는 귀한 브랜드다. 기업시민으로 한국시장을 아끼는 마음은 고맙기까지 하다.
한국경제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올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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