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전부 장악했다. L투자회사는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갖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롯데그룹과 일본 법무성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자로 신 회장이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L투자회사 9곳(L1·2·3·7·8·9·10·11·12)은 그동안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나머지 3곳(L4·5·6)은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다만 제3투자회사와 제6투자회사는 막판 검토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부등본 상 신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일은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6월30일로 소급 적용됐다. 따라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난달 16일 이전에 L투자회사 대표에 선임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이사직에 오르게 됨에 따라 한국롯데에 대한 신 회장의 장악력은 당분간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투자회사의 최대주주가 광윤사나 일본 롯데홀딩스일 경우 셈은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경우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우호지분을 상당량 확보해야 L투자회사를 통해 호텔롯데를 비롯한 한국롯데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L투자회사는 호텔롯데 뿐만 아니라 부산호텔롯데(46.54%) 지분도 각 법인들이 나눠갖고 있다. 부산호텔롯데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이지만 L투자회사가 지분을 전부 합칠 경우 롯데홀딩스보다 지분이 더 많다.
제2투자회사의 경우 롯데푸드 지분 4.34%를 차지한 동시에 롯데로지스틱스(45.34%)와 롯데알미늄(34.92%)의 최대주주다. L제3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지난달 말 일본에 머무르면서 해당 작업 마무리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비상장사 주주와 지분에 대 한 상세한 내용은 한국롯데에서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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