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 얹혀 살면서 유무형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전체 대졸자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14일 내놓은 ‘캥거루족의 실태와 과제’ 분석자료를 보면 대학을 졸업한 청년의 51.1%가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능력개발원은 2010년 8월과 2011년 2월에 졸업한 2년제·4년제 대학 졸업자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대학을 졸업한지 1년 6개월이 지난 2012년 9월을 기점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캥거루족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뉘어지는데, △부모와 동거하면서 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A형 △부모와 동거하지만 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도 주지도 않는 B형 △부모와 동거하지 않지만 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C형 등이다.
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대졸자들의 35.2%가 B형 캥거루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A형 캥거루족은 10.5%, C형 캥거루족은 5.4%였다. 직업능력개발원은 이에 대해 “B형 캥거루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볼 때 한국 캥거루족의 전형적인 모습은 부모에게 용돈을 받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분담하지 않고 부모에 의존해 주거를 해결하는 ‘주거 의존적’인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 캥거루족은 상대적으로 취업자 비율이 낮고, 일자리의 질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캥거루족의 24.9%는 취업시장에서 벗어난 비경제활동인구였으며, 실업자 비율은 9.8%로 조사됐다. 캥거루족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직업이 없다는 의미다. 캥거루족 가운데 임시일용직에서 일하는 비중은 14.7%로 캥거루족이 아닌 계층의
직업능력개발원은 분석자료에서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고 자녀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캥거루족의 비율이 높아진다”며 “특히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선택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졸업 후에 캥거루족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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