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쪽에서는 장사가 잘 되는데도 문을 닫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동네가 소위 '뜨면서' 임대료가 대폭 올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토박이들이 떠난 자리엔 어떤게 남았을까요?
차민아 기자입니다.
【 기자 】
도심 속에 옛 감성이 아직 남아있는 곳, 서울 서촌.
1년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40년된 쌀집도, 서촌의 명물 기름떡볶이집도, 토박이 생선구이집도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임대료가 크게 오르거나 바뀐 주인이 계약을 연장해주지 않은 탓입니다.
▶ 인터뷰 : 조선옥 / 서촌 지역 임차인
- "여기는 나의 안식처이자 놀이터이고 생존이 달린 공간이예요. 근데 이걸 뺏으려는 건 도저히…"
5년 전 비슷한 과정을 겪은 신사동 가로수길.
토박이 상인들이 떠밀리듯 나간 자리엔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브랜드들이 즐비합니다.
▶ 인터뷰 : 장대성 / 서울 신사동
- "예전에는 개성있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브랜드화돼서 볼거리가 많이 줄었어요."
원주민이 떠나고, 지역 상권만의 독특한 매력이 사라지면 결국 건물주도 피해를 봅니다.
1990년대 오렌지족 문화의 상징으로 유행을 선도했던 압구정 로데오 거리.
▶ 스탠딩 : 차민아 / 기자
- "지금은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임대 간판이 붙어있고, 한때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달하던 권리금도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치솟는 임대료에 원주민들이 떠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거리도, 도시 전체도, 점점 색깔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차민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