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돌입 직전 극적 합의를 본 한국타이어와 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기본급 3.9% 인상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안에 잠정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편입을 통한 4.9% 임금 인상 효과까지 더하면 실질임금은 8.84% 인상된 셈이다. 오는 29일 임금협상안에 대한 종업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한국타이어는 1962년 노조 창립이후 54년간 무파업의 전통을 이어가게 된다.
회사측은 “파업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최고경영진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 며 “사측의 이러한 입장에 노조가 호응하면서 잠정합의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등은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지난 23일 이후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다시피하며 협상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가 지난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금호타이어의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7일 파업에 대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5일 사측이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냈으므로 노동법에 따른 ‘쟁의행위 금지’ 효력이 발생했다”며 “따라서 노조는 진행중인 파업을 당장 그만둬야한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전남지방노동위도 빨리 중재절차를 시작해 불필요한 쟁의행위를 끝내야한다”고 촉구했다.
금호타이어가 노조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강수를 둔 것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파업 이후 26일까지 회사 매출 손실이 490억원을 넘어섰으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노조 조합원들도 1인당 140만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며 “더 이상 소모적인 대결은 피해야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넥센타이어가 지난 2분기 타이어업계가 역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성장을 이뤄내며 영업이익 규모에서 금호타이어를 앞선 것은 무파업 원칙을 지키고 있는 노조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선 것도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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