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가 업계 최초로 9000번째 매장인 ‘CU 한양대복지관점’을 27일 개점했다. 1990년 보광그룹이 일본 패밀리마트의 지분 투자를 받아 국내에 첫 매장을 낸 지 26년만의 일이다. 3년 전인 2012년 일본 패밀리마트와 결별하고 CU라는 독자 브랜드를 내세우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성장을 계속해 마침내 업계 최초로 9000점 고지를 밟았다.
CU가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1인 가구의 증가, 인구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변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로 인해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다른 유통업체들이 메르스 여파 등으로 부진했던 올해 1, 2분기에도 편의점 업계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편의점 점포수도 크게 늘어 2010년 1만7000여개였던 국내 전체 편의점 숫자는 2014년 말 2만6000여개까지 늘었고 올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점포 숫자가 늘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지만 편의점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내놓은 ‘2015년 편의점 운영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당 인구 수는 점포 수 증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1%가 감소했지만 점당 일평균 매출액은 오히려 7.5% 늘어나기도 했다. CU 관계자는 “국가별 전체 유통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이나 대만은 10%를 상회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5%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일본을 따라가고 있음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편의점업계의 성장여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CU는 매장 수가 일정 수준 이상 궤도에 오른 만큼 전략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차츰 수정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가맹점의 경쟁력 확보와 수익 향상에 초점을 맞춘 ‘질적 성장전략’ 실행을 선언한 이래 가맹시스템과 점포개발 과정을 강화해왔고 트렌드에 맞춘 ‘카페테리아형 편의점’ 등 다양한 형태의 편의점들을 선보이고 있다.
CU 측은 “우량점 중심의 출점전략을 세우고 이용자 중심의 한국형 편의점 컨셉트가 자리를 잡으면서 지난해의 경우 신규 점포 매출이 전년 대비 19% 늘었다”고 설명했다. 출점을 위한 사전 과정이 까다로워지면서 6000점에서 1000점을 늘리는 데 고작 8개월이 걸렸지만 8000점
박재구 BGF리테일 사장은 “가맹점주와의 끈끈한 신뢰와 고객의 뜨거운 성원으로 업계 최초로 9000호점을 선보일 수 있었다”며 “가맹점주 수익 향상 등 내실 있는 성장과 더불어 CU 만의 장점을 활용한 사회적 역할도 적극 수행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