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즘 관절염을 앓던 K(23·남)씨는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류마티즘관절염 통증으로 인한 고통은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가족들은 류마티즘 통증 치료에만 집중했지만 정신과 치료는 우선 순위를 미뤄뒀다. 결국 우울증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지 못한 것이 결국 그를 자살까지 이르게 한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됐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1000명 당 20 DDD(1일 사용량 단위·2013년 기준)로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번째로 낮았다. OECD의 항우울제 하루 평균 소비량은 1000명 당 58 DDD로 한국의 3배 수준이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한국에서 우울증 치료는 최하위 수준이다.
항우울제 소비량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칠레(13 DDD) 단 한 곳이었으며 아이슬란드(118 DDD), 호주(96 DDD) 등이 압도적으로 높은 소비량을 보였다.항우울제 소비량이 한국보다 낮았던 칠레의 경우 자살률이 34개국 가운데 20위(2013년 기준)에 머물러 한국과는 양상이 달랐다.
한국의 우울증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우울증 약을 판매하는 국내 한 제약사가 최근 환자들의 그룹 인터뷰를 통해 40~50대 환자를 인터뷰 한 결과, 절반이 넘는 환자들이 “우울증을 정신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정신과 관련 기록은 개인만 볼 수 있고 대부분 노출이 되지 않지만 환자들이 대부분 취직의 불이익이나 등을 이유로 치료를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약물의 과용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한국이 OECD 국가 중 항상 자살률 1위에 오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울증 환자 가운데 치료를 받는 사람의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조기 치료시 완치율도 높다. 하지만 이를 내버려두게 되면 마치 감기가 심각한 폐렴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하듯 자살 기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주요 우울 장애가 있는 사람 가운데 자살사고 비율이 4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지난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 해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만3836명에 달한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27.3명을 기록했다.
항우울제를 비롯해 우울증 치료율이 낮은 것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정신적 노력만 강조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우울증은 완치되지 않고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수는 지난 2012년 59만 1276명을 기록한 뒤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반면 정부가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주요 우울장애를 평생 1번 이상 앓는 비율은 2001년 4.0%에서 2006년 5.6%, 2011년 6.7%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우울증 치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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