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충격이 한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주면서 금융 안정성을 유지해야하는 관계당국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은 매일 오전 중국 정부가 고시하는 위안화 환율 변동폭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실제 지난 7일 환율변동도 중국 위안화 고시와 증시 소식에 따라 요동쳤고 이후 안정세를 찾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위안화 환율에 겹쳐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심해졌고, 일부에서 제기한 북핵 리스크는 실질적인 안보 위협이 되지 않는 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경제 불안은 중국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불안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들과 채권·주식 등 자본거래가 큰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자본거래의 경우 신흥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규모가 2014년말 3079억 달러로 전체 대외투자액의 43.0%에 달하고 있다. 신흥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액도 2913억달러에 달해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29.2%를 차지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신흥국 투자는 직접투자 비중이 높은데 반해, 신흥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증권투자가 높아 금융위기시 우리 투자자들의 자금회수가 그 반대 경우보다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와 신흥시장국 주가 간의 상관계수는 0.6~0.8, 중국 상해지수의 상관계수는 0.2~0.4 수준으로 미국(0.1~0.3)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코스피와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상관계수는 지난 7일 기준 0.290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말 0.129에 불과했으나 며칠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연초부터 한국과 중국 증시가 동조화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상해지수와의 상관계수는 같은날 코스피와 미국 다우존스간 상관계수인 0.287를 근소한 차이로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G2의 영향을 다 받지만, 코스피 지수의 하한선을 결정하는 것은 중국이라고 말한다.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도록 추세적인 변화를 이끄는 것은 미국 통화정책일지라도 가파른 하락장을 이끄는 리스크 요인은 중국이라는 뜻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에는 한국 증시가 미국보다도 중국 외환시장과 경기변동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미국 경기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변수지만 중국의 입김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앞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 둔화가 신흥시장국 금융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근거해 산출한 중국과 인도·중동 등 신흥시장국 사이의 경제성장률 상관계수는 2000~08년 0.878였던 것이 2010~15년에는 0.992로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이승윤 기자 / 정의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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