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母性)은 병마 앞에서도 스러지지 않았다.
임신 중 암 진단을 받은 ‘예비엄마’ 환자 열명 중 여덟명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석주 교수팀이 1995년부터 2013년까지 병원에서 아이를 낳은 임산부 5만412명을 분석한 결과 총 98명이 임신 중 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암으로 진단을 내리기 모호한 경계성 암을 제외한 87명 중 79.3%인 69명이 임신을 유지했다. 즉각적인 암 치료 대신 아이를 택한 것이다.
이들이 암을 진단받은 평균 나이는 32.5세, 암 진단 시 평균 임신주수는 24주였다.
임신주수, 암의 종류, 병기 등 환자와 태아를 지킬 가능성을 의학적으로 먼저 고려해야겠지만 강력한 모성애가 밑바탕에 있어야 할 수 있는 선택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임신 중에 발견된 암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선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빼고는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암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임신 중에도 수술은 물론 항암치료, 제한적으로 방사선치료도 가능하다.
다만 임신 중 암 치료 방법 및 시기에 대한 결정은 암이 발생한 장기, 암의 병기, 임신 주수, 임산부와 태아의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해야 한다.
임신주수가 말기에 가깝다면 출산까지 치료를 잠시 미룰 수 있다. 여건에 따라 조기 출산을 유도한 뒤 치료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24명(34.7%)이 임신 기간 중 치료를 받았으며 골수성백혈병으로 치료 도중 사망한 1명을 빼고 69명 중 68명이 출산을 마쳤다.
이렇게 모성애로 지켜낸 태아는 평균 임신주수 37주만에 평균 몸무게 2.53㎏으로 태어났다. 미숙아로 태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신생아는
이번 연구를 담은 논문은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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