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122조원 가량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불안한 경기 전망으로 인해 신규 채용 규모를 아직도 못 정한 기업도 많아 등 올해 고용 시장에서는 작년보다 더 심한 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 등 매출액 기준 상위 30대 그룹 예상 총 투자규모는 122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3% 늘 것으로 전망됐다. 시설투자는 90조 9000억원(전년대비 7.1% 증가), 기술개발(R&D) 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31조 8000억원 규모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2018년까지 진행될 평택반도체단지 건설, 스마트차량 개발 각 15조6000억원, 1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설비투자로 5조4000억원을 계획하는 식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전세계 교역량이 2008년 금융위기 후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선제적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경련에서 매년 투자규모와 함께 발표 해온 채용 규모는 올해 조사에선 빠졌다. 전경련 측은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짓지 못한 곳이 있어 발표 시기를 늦췄다”며 “현재 분위기로는 채용 규모는 전년에 비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귀뜸했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대기업들이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 등이 올 한해 재계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그룹에서는 9일 채용 규모가 전년대비 15% 줄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인 정현호 사장이 “전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정 사장은 현재 채용규모를 검토 중이라고만 설명했다.
전경련의 30대 그룹 투자·채용 계획 발표에서 채용규모는 지난 2013년(14만4501명)에 정점을 기록한 후 매년 줄고 있다. 한편 전경련이 실시한 경영환경 설문조사에서 30대 그룹의 80%가 올해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대폭 악화도 10%에 달했다. 비슷하다거나 소폭개선될 것이란 답변은 각각 13.3%와 6.7%에 불과했다. 올해 주요 추진 전략으로 ‘신성장동력 발굴’(23.3%)보다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70.1%)를 꼽은 그룹이 3배나 많았다. 예상 경제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2018년 이후를 예상한 답변이 56.7%에 달했다. . 경영상의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수출부진(30.0%), 채산성악화·금리 및 환율 변동(각 20%) 등이었다.
한편 경제 5단체와 업종·
[정욱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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