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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 중 렌탈폰을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는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를 출시하면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라는 임대 판매 방식을 내놓았다. 최신형 아이폰 판매가의 5%를 매달 지불하면 1년마다 최신형 아이폰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다. 초기에 목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매년 새 아이폰이 나왔을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1년에 지불하는 임대료가 판매가의 60% 수준이어서 비용이 너무 높다는 비판도 있다. 게다가 통신사 2년 약정으로 구매하면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인기가 높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북미 아이폰6S 구매자의 세명 중 한명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애플 팬들이 비용 부담을 신경쓰지 않고 매년 최신형 아이폰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 통신사 구매와 달리 약정이 없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렌탈폰 프로그램인 '갤럭시클럽'을 이달 내놓았다. 전반적으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유사하지만 2년 약정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가입자는 갤럭시S7을 1년간 사용한 뒤 갤럭시S8(가칭) 출시와 함께 기존 기기를 반납하고 갤럭시S8을 다시 1년간 쓸 수 있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최신형 갤럭시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쓸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임대 판매 방식을 G5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전날 열린 ‘G5와 프렌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렌탈폰을) 검토하고 있으며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임대 판매 방식을 잇달아 도입하자 이동통신사들은 내심 불편한 눈치다.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을 직접 유통하면 이동통신사들의 유통시장 장악력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판매 경로가 다각화되면 기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을 한꺼번에 취급하는 이동통신 대리점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기기, 통신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을 망라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통신업체들의 영향력도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렌탈폰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아직까지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조사들이 책정한 임대료가 높아 비용상의 혜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것도 비용상의 혜택보다 매년 최신형 아이폰을 쓸 수 있다는 제한적인 이유 때문이다. 갤럭시클럽도 갤럭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최신형 갤럭시를 누구보다 먼저 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렌탈폰 사용시 쓸 수 있는 통신요금 20% 할인도 구매 보조금보다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렌탈폰 프로그램이 고착화된 약정 구매 방식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애플의 사례에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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