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내국인(거주자)이 보유한 달러화 외화예금 잔액이 사상 최고액인 516억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 금리가 떨어지자, 에너지 공기업들과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회사채를 발행해 달러 자금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4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을 가리키는 거주자들이 보유한 외화예금 잔액이 62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605억7000만 달러 보다 14억7000만 달러 증가한 것이다.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은 작년 10월 634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줄어들다 두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화별로 살펴보면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는 달러화가 이끌었다. 거주자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516억8000만달러로 지난달 482억7000만 달러에 비해 7% 정도 늘었다. 또 전년 같은 달 415억9000만달러 보다는 24.3% 급등했다.
이에 대해 이정욱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달러화 잔액은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장기 금리가 하락하자 에너지 공기업들과 자동차 업체들이 달러 표시 회사채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했던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ECB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효과와 주요국의 금리 인상 보류에 미국 국고채 10년물은 올 들어 2%대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최근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반면 중국 위안화 예금은 지난 한달새 22억5000만 달러나 줄어들면서 잔액이 24억6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2013년 11월(41억7천만 달러)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수출 기업들과 증권사들이 보유한 정기 예금이 한꺼번에 만기를 맞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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