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4년 미래세상을 다룬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주인공 존 앤더튼(톰크루즈)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을 능수능란하게 조작하면서 미래 범죄 퇴치에 나선다. 프리크라임 시스템이 첨단장치들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와 정보를 한데 모아 이를 가상현실로 만들어 내면 주인공이 현실 세계에 이를 적용,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는 스토리다.
제4차 산업혁명, 이른바 사물인터넷(IOT) 세상에서 이는 단지 공상 과학영화가 아니라 이미 닥쳐온 현실이다.
지난 4월 말 열린 독일 하노버박람회에서 로봇 설비기계를 통제하는 단말기 부품을 만드는 피닉스사는 가상과 현실을 동시에 구현하는 CPS시스템(cyber-physical ststem)을 선보였다. 단말기를 통해 모은 기계 정보를 실시간으로 CPS시스템에서 시각화해 가상현실을 만들어낸 다음 엔지니어가 이를 현실세계와 비교해 보다 나은 공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가상과 현실을 같이 묶는 CPS시스템은 공장설비에 기본적으로 사물인터넷(IOT) 통신 기능이 탑재되어야만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기존의 공장 공정 자동화 흐름에 비교해 볼때 완전히 차원을 달리하는 혁신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제조장비 업체들은 산업용 로봇 등을 판매하며 보다 빠르고 정확한 공정을 추구했다. 하지만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단지 자동화를 통한 대량생산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게 됐다. 가령 휴대폰 단말기 시장에서 퇴출당한 핀란드 노키아의 사례에서 봇듯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아무리 시간당 제품을 많이 만들어내도 시장 변화를 읽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들고나온 게 바로 ‘유연화’ 공정이다. 공장 밖의 세상, 다시말해 시장과 공장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시키면서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 생산량과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김은 ICT융합네트워크 부회장은 “지금까지 기업들은 최소 2~3년 단위로 경영전략을 수립해 생산 계획을 짜고, 시장에 대응해왔다”며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공정을 혁신화해서 제품 발명과 제품 출하시기 간에 차이를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CPS시스템은 개별 공장의 공정 혁신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을 통해 전세계 공장을 한꺼번에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가령 한국본사에서 중국공장과 미국공장에 관한 정보를 가상현실로 불러들인 뒤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공장 운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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