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고 의존도가 높아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 중독의 남녀 차이에 관한 학술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재연 교수팀은 2013년 7~8월 수원시내 6개 대학의 남녀 대학생 1,236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스마트폰 의존도, 그리고 정신적인 영향인 불안감을 측정하여 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스마트폰 의존도 점수가 남성에 비해 약 10%이상 높았고, 불안감이 정상 범위를 벗어난 비율은 여성이 20.1%로 남성의 8.9%에 비해 두배 이상 높았다고 30일 밝혔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불안감이 높아지는 비율(odds ration)도 여성이 9%로 남성의 7%에 비해 더 높은 것과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여성의 절반이 넘는 54%가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하고 있어 남성의 29.4%보다 훨씬 오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도 여성이 22.9%로 남성들의 10.8%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스마트폰의 주 사용용도는 여성의 51.7%가 SNS였다. 남성도 SNS용으로도 많이 사용하지만(39.2%), 게임 등(23.9%)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았다. 남성은 스마트폰을 주로 쉬는 시간에 사용(40.7%)하는 데 비해, 여성은 대화 중이나 이동할 때(37.2%), 잠자기 전(33.7%)에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스마트폰 의존도는 남녀 모두 사용시간이 길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녀 모두 SNS 용도로 사용하는 집단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남성은 검색, 여성은 게임 용도로 사용하는 집단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았다.
장재연 교수는 “남성은 원래 술, 흡연, 컴퓨터 게임, 그리고 도박에 중독이 더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계나 기술에 대한 집착 또는 중독 현상도 주로 남성의 문제로 여겨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스마트폰이 정신건강 측면에서 특히 여성에게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는 데 관심이 높고 재능도 뛰어나서, 스마트폰의 SNS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
이번 연구는 미국 공중보건국(US Public Health Service)의 공식 학술지인 ‘공중 보건 보고서(Public Health Reports)’ 5~6월호에 실렸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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