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공모 회사채 75%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50% 출자전환’ 등에 동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면서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 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 타결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사채권자 동의를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동의로 채무재조정 가결 가능성이 높아지며 현대상선은 부담을 덜게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신협 단위 농협 등 기관 투자자들은 현대상선 측이 제시한 채무재조정 안에 동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현대상선 측에 통보했다. 공모 회사채 전체 8043억원 가운데 75%는 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데 산업은행이 1200억원어치 회사채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신협 단위 농협 새마을금고 등이 나누어갖고 있다. 나머지 25%를 개인투자자 보유 분이다.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2년 거치 후 3년 분할 상환하는 채무재조정 안을 표결에 붙일 예정이다. 원금에 대한 금리는 모두 1%로 조정하고 이자는 분기마다 지급한다. 사채권자 집회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전체 회사채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하며 채무재조정 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참석 금액의 3분의 2 이상, 전체 회사채 금액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용선료 인하 협상과 얼라이언스 재가입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인 만큼 현대상선 측은 우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채무재조정에 공을 들여왔다. 기관 투자자들이 동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 안은 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18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경우 사채권자 집회 성립과 채무재조정 안 가결에 다소 불확실성이 있다. 186회 BW 잔액은 543억원으로 대부분 개인이 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예탁결제원에서 채권을 출고해야하는데 출고금액 기준으로는 집회 성립 요건을 충족시킬 것 같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아직 알 순 없지만 법정관리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채무재조정 안을 부결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채권자 집회 결의는 채권단 출자전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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