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최근 각광받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DNA가 아닌 RNA를 편집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펑 장 박사 연구팀은 박테리아로부터 얻은 단백질을 통해 RNA를 편집할 수 있다는 가설을 입증해보였다. 연구성과는 3일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해 박테리아를 연구하던 중 RNA를 편집할 수 있는 C2c2라는 단백질을 발견하기도 했다. C2c2 단백질은 DNA 편집에 활용되는 크리스퍼 Cas9 단백질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단 DNA가 아닌 RNA를 자른다. DNA가 생명체의 고유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청사진’이라면 RNA는 DNA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연구팀은 대장균을 가지고 실험하던 중 C2c2 단백질을 발견했다. 박테리아는 스스로를 외부침입(혹은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면역체계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다. 이 기술을 우리가 유전자 편집 기술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박테리아는 군집을 이루는데 바이러스 등 외부의 침입으로 일부 박테리아가 감염되면 박테리아들에서 C2c2 단백질이 나온다. 이 단백질들은 감염된 박테리아의 RNA를 자르기(편집하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단백질은 처음엔 타깃으로 삼은 RNA 하나 만을 자르지만 목표한 RNA를 자르고 난 뒤엔 단백질의 성질이 변하면서 무작위로 RNA들을 자르기 시작한다. 단일 표적을 노렸던 유도미사일이 나중엔 목표를 가리지 않는 핵폭탄으로 변하는 것이다. 결국 C2c2 단백질이 들어간 세포는 RNA들이 분해되면서 죽게된다. 박테리아는 이렇게 감염된 일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전체 군집이 감염되는 것을 막는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비슷하다.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허준호 연구위원은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은 기존의 유전체 교정과는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며 “기존 유전자 교정이 잘못된 유전자를 교정한다면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은 잘못된 유전자를 지닌 세포를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위원은 “C2c2 단백질이 RNA들을 잘라 결국 세포를 살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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