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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으로 면세점 운영사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이미 해외 투자자 공모 참여를 설득하는 행사 일정이 취소됐고, 연휴 직후 7일께 금융·증권 당국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서는 당초 이달 29일로 예정된 상장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당초 호텔롯데는 6일 홍콩을 시작으로 약 1주일동안 싱가포르, 런던 등 국제 금융도시를 돌며 상장을 앞두고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딜 로드쇼(Deal Roadshow·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설명회)에 나설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존 딜 로드쇼 계획은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이후 사실상 취소됐습니다.
롯데는 일단 "롯데면세점이 조직적으로 로비에 간여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현재 신 이사장과 롯데면세점은 수감 중인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수억~수십억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롯데 관계자는 "상장 전 검찰수사와 같은 중요한 변화에 대해서는 반드시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협의해야한다"며 "하지만 연휴가 겹쳐 정식 보고와 협의에 시간이 부족했고, 그전에 딜 로드쇼(DR)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6일 홍콩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DR 일정이 사실상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연휴 직후 7일부터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DR과 상장 등 향후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협의 결과에 따라 DR 등의 후속 일정만 축소·조정하고 29일 상장은 예정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DR 일정뿐 아니라 상장 시점 자체를 연기할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롯데의 설명입니다.
증권가 관계자는 "만약 7일 수정 증권신고서가 제출된다면 해외 DR 일정을 크게 축소하지 않는 한, 주간사가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공모주 신청을 받은 뒤 상장을 29일까지 마치기는 다소 빠듯한 일정"이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며칠 정도라도 상장 연기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이 '그룹 개혁'의 첫 번째 핵심 실천 과제로 제시한 호텔롯데 상장이 이처럼 예기치 못한 롯데면세점 로비 의혹 때문에 주춤거리자 롯데는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당초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을 99%에서 65%로 낮춰 '일본 기업' 논란을 불식하고, 공모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모아 그룹의 핵심 부문인 호텔·면세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향후 검찰 수사 결과,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이나 운영 과정에서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거의 확실시되던 잠실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재승인을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 가운데 면세물품·매장 관리 역량, 기업이익 사회 환원·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감점이나 부정적 평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호텔롯데(롯데면세점 운영사)의 기업가치도 함께 깎여 최악의 경우 공모가가 예상 범위(10만원 안팎)를 밑돌거나 공모 흥행이 시들해질 수도 있습니다.
적게는 4조6천419억원, 많게는 5조7천42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상장한다는 계획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검찰수사 탓에 일정이 유동적으로 바뀐 것은 사실로, 7~8일께 대강의 향후 일정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