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전격 인하 배경은…구조조정 충격 대비 선제대응
![]() |
↑ 기준금리/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을 깬 전격적인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0.2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금융시장은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의 출현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9.4%가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도 금통위가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경기 부진에 선제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기업 구조조정의 후폭풍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됩니다.
앞으로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면 대량실업 등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정부가 8일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자구계획으로 2018년까지 고용 규모를 30%, 설비 규모를 20% 각각 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조조정은 안 그래도 활력을 잃고 있는 한국 경제의 하강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업 투자가 생산 및 고용 증대로 이어지고 가계 소비가 증가하는 경제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국내총투자율은 작년 4분기(28.7%)에서 1.3% 포인트 떨어진 27.4%로 집계돼 2009년 2분기(26.7%)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총저축률은 36.2%로 전 분기보다 1.8%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계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한 것입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구조조정으로 하반기에 소비 위축과 실업 증가 등 경기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한은 금통위는 최근 대외적 여건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 적합하다고 본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미국의 5월 고용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중론입니다.
지난 3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에서 새로 늘어난 일자리가 3만8천개에 그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비농업부문의 신규고용은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금융시장의 예상을 훨씬 밑돌았습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
그동안 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내외 금리차 축소로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약화됨에 따라 한은 통화정책도 운신의 폭이 커진 셈입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