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분간은 그냥 쉬려고 합니다.” 대구 출신인 박수진 씨(가명·28)는 지난 3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3개월전 고향으로 내려갔다. 조직생활에 지쳤다는 박 씨는 최소한 올 한햇동안은 아르바이트는 커녕 구직 활동을 할 생각도 없다.
# “놀긴 그러니까 잠깐 다니는 거죠. 주변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취직준비한다고 말해요.” 서울에 거주하는 이원희 씨(가명·26)는 지난 3월부터 한 사립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간단한 사무보조 업무로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없어 퇴근 후엔 자기소개서를 쓰는 등 취업준비를 한다. 계약상 1년간 일할 수 있지만 정규직으로 정식 취업이 되면 바로 그만 둘 생각이다.
통계청이 매달 공식 발표하는 청년 실업 통계에서 박수진씨는 비활동경제인구로 분류돼 통계에서 아예 제외되고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인 이원희씨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박 씨의 경우 당장 취업 의사는 없지만 집에서 놀고 있는 잠재적 실업자이고 이씨 역시 스스로 어엿한 취업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청년 실업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그냥 쉬고 있는 청년’과 ‘비자발적 비정규직’ 등 청년고용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들을 체감실업자로 볼 경우 청년 체감실업자가 179만2000명에 달하며, 체감실업률도 34.2%에 달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지난 2015년 8월을 기준으로 볼 때 통계청이 공식으로 내놓은 청년층 실업률 8%와 비교해볼때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반면 취업 청년의 상당수는 하위 일자리이며 어쩔수없이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할 수 있는 청년이 일하지 않고 그냥 쉬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며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체감실업자에 포함시키고 청년고용대책의 주요 정책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노동경제학 전공자인 유경준 통계청장은 1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현대경제연구원의 체감실업률 통계에 대해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기준”이라고 질타하며 조목조목 비판에 나섰다.
유 청장은 “비자발적 비정규직은 이미 취업한 사람들인데 더 취업하고 싶다고 해서 실업자로 넣자는 것은 넌센스이며 ‘비자발적’을 어떻게 해석할 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들을 노
[정의현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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