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냄비가 아니라 솥입니다. 충분히 끓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충분한 시간과 자금적 여유 없이 무작정 진출한다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52회 희망중소기업포럼에서는 글로벌 화장품 연구·개발 및 생산 전문기업 코스맥스의 중국법인인 코스맥스차이나 최경 총경리(사장)가 연사로 나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진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코스맥스는 2006년 1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15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11년 연속 40% 성장’을 달성해 국내 중소기업으로선 신화를 쓰고 있다. 현지 10대 브랜드를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그 중에는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도 다수 있다. 중국 법인의 성장에 힘입어 코스맥스는 세계 1위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으로 도약했다.
최 총경리는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5년 내에 따라잡히지 않을 경쟁력 보유 △최소 3년은 버틸 자금 보유 △오너가 직접 진출 △작은 사업이라도 일찍 진출해 현지와 소통할 것 △기간산업은 북경, 소비재는 상하이, 나머지는 내륙지방에 진출 △냉정한 판단과 철저한 사전준비 등 6가지를 조언했다. 코스맥스의 중국 진출은 바로 이 원칙에 맞춰 단계별로 이뤄졌다.
창업주인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일찌감치 중국 내수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998년부터 홍콩 화장품 박람회에 부스를 차렸다. 시장이 형성될 조짐이 보이자 2003년 최 총경리를 중국에 파견했다. 당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부분이 저렴한 인건비를 이용한 임가공사업을 했던 반면 코스맥스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했다. 진출 초기부터 법대로 세금을 냈고 한국인 주재원보단 현지 인력을 양성하는데 집중했다.
아직 화장품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이었기에 중국 진출 후 3년간 코스맥스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단 한번도 최 총경리에게 매출을 물어보지 않았으며 오히려 만날때마다 “무엇이 더 필요하냐”고 묻곤 했다. 한때 중국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여론이 회사 내부적으로 있었지만 이 회장은 오히려 최 총경리를 특진시키며 논란을 불식시켰다고 한다. 최 총경리는 “코스맥스차이나의 성공은 코스맥스의 전문성에 한류라는 시대적 기회, 그리고 오너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최 총경리는 중국을 진출하는 기업인이라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기보다 직접 현장에 가서 부딪혀보라고 조언했다. 현지인의 성향과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기회가 보이는데, 그 기회를 포착하고
[정순우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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