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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원장은 아직도 청춘과 같은 열정을 갖고 있다. |
유 원장이 맡고 있는 KITRI는 IT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특히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화이트해커 양성 교육 프로그램 'BoB(Best of the Best)'의 수료생들이 세계 해킹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각국으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BoB'가 이처럼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유준상 원장을 만나봤다.
지난 13일 서울 역삼동 소재 KITRI 강남교육센터에서 만난 유 원장은 "한국정보보안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요한 사람을 만드는 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해커들의 아버지'로 불린다. 화이트해커를 키우는 'BoB'에 멘토로 참여한 해커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유 원장은 BoB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하고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으며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 처럼 사이버 보안인력을 양적, 질적으로 키우기 위해 여념이 없다.
BoB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멘토들은 현업인 보안산업에 종사하거나 교수들로서 최고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멘토들은 교육생들이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도우며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100여명에 달하는 멘토단에는 세계 최초로 애플 제품을 해킹한 찰리 밀러와 세계 최고 해커 가운데 한 명인 조지 하츠 등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
유 원장은 "교육 과정은 이론보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구성했다"며 "교육생들은 멘토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현장 감각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멘토들은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교육생들에게 전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던 해커들이 멘토로 참여하면서 사회적 정체성을 갖게 됐다"며 "이 때문에 그들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BoB 교육은 보안 취약점 분석, 디지털 포렌식(컴퓨터·디지털 저장매체에 남아있는 흔적을 분석하는 디지털 법과학의 한 분야), 정보보안 컨설팅, 정보보호특기병 4개 트랙으로 나눠 진행한다.
정보보안 분야 교육 뿐 아니라 교육생에게 인성과 국가관을 확립시켜줄 과정도 함께 넣었다. 블랙해커와 화이트해커의 차이는 마음먹기에 달렸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블랙해커는 보안체계의 취약지점 한 곳을 포착해 공략하면 되지만 이를 막는 화이트해커는 모든 부분에 대한 공격을 다 대비해야 한다"며 "다른 분야 특기를 가진 교육생들이 서로 협력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교육과정을 짰다"고 말했다.
4기까지 수료생을 배출하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BoB 프로그램 수료생들로 구성된 DEFKOR팀이 지난해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해킹대회 데프콘 캡쳐더플러그(DEFCON CTF) 23에서 아시아팀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유 원장은 "데프콘 이외에도 다양한 국제 해킹 대회에서 BoB 수료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미국 CNN, 프랑스 AFP등 유수의 미디어들이 BoB 교육 내용을 보도했으며 벤치마킹을 위해 미국, 일본, 이란, 대만 관계자들이 방문하기도 했다.
유 원장은 요즘 BoB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 4기까지 배출한 수료생 436명이 정보보안 각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이들이 서로 교류하며 정보보안 분야의 강력한 리더그룹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유 원장은 "이 그룹이 기존 해커들의 문화와 다른, 새로운 R&D 문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지난달 열린 KITRI 임시총회에서 원장 연임이 됐다. 새로운 임기 3년 동안 BoB 프로그램을 수출해 KITRI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유 원장은 "현재 아시아 몇몇 국가들과 교육 프로그램 수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보보안 꿈나무들의 교육을 맡게 되면서 정치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릴 수 있었다는 유준상 원장. 그는 우수한 화이트해커 양성 프로그램을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정보보안 콘퍼런스 RSA2016에서 교육 공로상을 받고, 다음달 개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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