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 중인 보청기 제품들이 품질 기준에는 모두 적합하지만 제품마다 가격 차이가 최대 9.5배나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은 최근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7개 귀걸이형 보청기 제품의 성능과 가격, 표시 사항 등을 비교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7개 제품 판매가격은 최저 19만원에서 최고 180만원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브랜드인 리오네트의 보청기가 19만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스위스 포낙코리아와 미국 스타키코리아, 독일 지멘스 제품이 각각 180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덴마크 오티콘코리아 제품은 170만원이었으며 국산 대한보청기와 딜라이트 제품은 각각 120만원과 3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들 보청기의 최대출력음압레벨 등 실제 성능은 각 제품에 표시된 수치의 오차 허용범위에 모두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성능 기준에는 적합했다. 그러나 제품 가격이 비싸다고 이들 성능이 모두 우수한 건 아니었다.
보청기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평가하는 등가입력잡음레벨의 경우 그 수치가 낮을수록 잡음이 적어 성능이 더 우수하다. 하지만 최고가 스타키 제품의 등가입력잡음레벨 측정치는 27.4㏈(데시벨)을 기록한 반면 최저가 리오네트는 20.4㏈로 오히려 잡음이 더 적었다.
특히 보청기 제품의 소모품인 전지 수명시간도 제품마다 최대 3배 이상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가격과 전지 수명은 정비례하지 않았다. 전지 수명이 가장 긴 제품은 34만원짜리 딜라이트로 최대 413.33시간이었으며 180만원대 스타키코리아는 135.42시간으로 가장 짧았다.
의료기기법에 따라 보청기는 제품명과 제조연월일, 품목허가번호 등의 사항을 제품 겉면에 표시해야 하지만 7개 제품 가운데 이를 모두 지킨 건 4개였다. 대한보청기와 딜라이트 제품은 제조번호와 제조연월일을 각각 누락했으며 지멘스 제품의 경우 필수 기재사항을 하나도 표시하지 않았다.
소비자시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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