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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충무로 인쇄소 구석 자리에 책상 하나 놓고 자신의 광고회사를 시작한 핸즈BTL미디어그룹 박동훈 대표는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타고난 손재주, 또 남다른 눈썰미로 점차 회사 규모를 늘려왔다. 5년 전 드디어 필동 24번가의 옛 인쇄소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해 사옥을 마련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어린 아이들도 일상에서 쉽게 미술 작품을 접하며 동네에서도 예술과 삶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시작된 그의 프로젝트는 현재 ‘스트리트 뮤지엄’을 포함해 회사 본사가 있는 필동 일대를 문화거리로 조성하는 ‘필동 타운 프로젝트’로 커졌다. 필동1가 24번지에 해당하는 지역에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카페, 서재, 공연장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필동을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삭막했던 필동의 뒷골목을 문화 골목을 넘어, 예술 명소로 만들고 있는 핸즈BTL미디어그룹의 박동훈 대표. 그의 성공비결을 성공다큐 최고다(최고 경영진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제작진이 직접 들어봤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2013년, 1년 6개월 만에 사옥을 완공한 후 5층 제 사무실에서 와인 한 잔을 따라 마셨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죠. 그러다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소름이 끼쳤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누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자 이 모든 게 한순간에 무너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나에게 누릴 자격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면서 ‘그렇다면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밑바닥부터 일을 배운 이곳 필동이 저에게 학교가 되어 주었고, 인쇄소・제본소 등 이곳 협력 업체들이 저를 믿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만큼 자리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빚을 갚아야만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스트리트 뮤지엄’을 시작하게 되었죠.
Q. 왜 충무로 필동을 선택했는지?
A. 필동, 충무로에서 먹고살 기반을 마련했는데 내가 동네에 기여한 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필동에 대해 공부해 보니 이곳은 조선시대 교육기관 남학당, 기생 양성소였던 권번이 있던 문화의 동네였어요. 여기 흐르던 예술적 피를 되살려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지난 3년간 총 24억원이 들어갔다고요?
A. 제가 좋아서 한 일이니 공적인 지원 안 받고 사재를 털었거든요. 그동안 취미로 좋은 카메라 같은 걸 수집했는데, 이번에 그것들도 싹 팔았습니다. 그래도 젊은이들이나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는 모습을 보면 그만큼 들뜨고 행복한 일이 없는 것 같아요.
Q. ‘필동 타운 프로젝트’,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튼가요?
A. 필동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성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새로운 골목문화예술을 탄생시킬 프로젝트입니다. 이해인, 유홍준 등 문인들의 창작 공간인 ‘24번가 서재’, 클래식·재즈·팝 등 장르를 불문한 음악 소통 공간인 ‘코쿤 뮤직’, 필동과 동국대를 연결하는 ‘플리마켓’, 대형
Q. 앞으로의 꿈은?
A. 음식과 미술, 음악과 조형물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제대로 보여줄 생각입니다. 동네 골목을 지나가던 꼬마 아이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유명 작가의 예술품을 감상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고요. 필동을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공간으로 조명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