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분유와 젖병, 물을 따로 구비할 필요없이 아기에게 곧장 먹일 수 있는 액상분유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국내 출산율 감소로 전체 분유 시장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액상분유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 시장은 2012년 5000억원대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액상분유 시장은 2013년 13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액상분유가 전체 분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5%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해 시장점유율도 1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 액상분유가 처음 개발된 건 지난 2006년이다. 당시 남양유업이 테트라팩에 담긴 ‘임페리얼 드림 XO 액상형’을 내놓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시장 주도권은 LG생활건강이 차지했다. 2012년 ‘베비언스’ 액상분유를 내놓으면서 4년만에 누적생산 3000만병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LG생건 베비언스의 국내 액상분유 시장 점유율은 현재 85%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남양은 올해 4월 페트병에 담긴 ‘아이엠마더 액상분유’를 출시하며 야심차게 액상분유 시장에 재도전했고 일동후디스도 같은 시기 분유업계 최초로 로하스 인증을 얻은 ‘트루맘 액상분유’ 페트병을 새로 내놨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 ‘앱솔루트 명작’ 액상분유를 출시했지만 현재 생산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며 조만간 포장과 용량 등을 재조정해 내놓을 예정이다. LG생건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품질 경쟁을 통해 나머지 15% 액상분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후발 주자를 겨냥해 LG생건도 최근 산양 액상분유까지 내놔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모유 성분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는 산양유를 액상분유 형태로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액상분유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원인은 제품이 주는 편의성에 있다. 나들이객이 늘고 휴가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증가하면서 분유와 젖병, 물을 번거롭게 챙겨가기보다 액상분유 하나로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가지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액상분유를 구입하는 소비자들 비중이 가장 높다”며 “하지만 요즘은 집에서도 분유를 일일이 물에 타지 않고 곧바로 먹일 수 있는 액상분유 사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돌보는 데 필요한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액상분유 편의성은 더욱 각광 받고 있다. 소화력이나 영양 등 각종 기능 측면에서도 액상분유가 일반 분유에 뒤지지 않아 수요가 높다.
다만 액상분유가 일반 분유에 비해 가격이 20~30%가량 비싼 점은 단점으로 꼽히지만 이 역시 개선될 여지가 크다. 지난달 말 출산 장려를 목적으로 세법 개정안이 통과돼 기존 일반 분유와 기저귀, 산후조리원에만 적용되던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이 액상분유에도 새로 도입된 것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액상분유 가격이 내려가면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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