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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국에서 벌어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 대전은 인공지능의 위력을 전세계에 알리는 이벤트였다. 예상과 달리 이세돌 9단이 1대 4로 패배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도출되면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대한 경이로움과 함께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터져나왔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과 관련한 이벤트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다국적 IT 대기업들의 행보는 더 바빠지고 있다. 부쩍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특히 인공지능은 IT 뿐 아니라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업까지 연관돼 있어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다국적 대기업들이 어떤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을 인수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인텔, 너바나 시스템즈 인수
인텔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개최한 ‘인텔 개발자 포럼(IDF)’에서 이른바 ‘탈PC’를 선언했다. 개인용 컴퓨터, 서버,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중앙연산장치(CPU) 등에 집중하지 않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미래 기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내용이다. 무려 30여년간 CPU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인텔이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발언이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의 일환으로 인텔은 이달 약 4억달러의 거금을 들여 너바나 시스템즈를 인수했다. 너바나 시스템즈는 지난 2014년 설립된 딥러닝 전문 스타트업으로 딥러닝 처리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딥러닝과 관련한 연산 장치 시장은 최근 반도체 업계의 핫 이슈 중 하나다. 구글이 딥마인드를 가동하면서 텐서 연산 장치(TPU)라는 주문형 반도체를 직접 만든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인공지능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반도체에 관련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 이외에 그래픽 프로세서(GPU) 전문 개발사인 엔비디아도 인공지능용 반도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2. 애플, 투리 인수
애플도 인공지능 시장에 막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음성비서인 시리는 딥러닝 등 인공지능 관련 최신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된 서비스로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은 이달 취임 5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의 다음 먹거리를 인공지능이라고 콕 찍어 말했다.
애플이 이달 인수한 투리는 지난 2012년 설립된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그래프랩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추천 엔진, 사용 패턴 분석 등 딥러닝 관련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마존이 워싱턴 대학에 200만달러를 기부해 만든 인공지능 연구 관련 석좌교수인 카를로스 게스트린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어 이번 인수가 인재 영입의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3. 마인즈랩 70억원 투자 유치
인수합병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관련해 눈에 띄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하는 마인즈랩이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마인즈랩은 딥 러닝 분야의 기술력으로 음성인식 솔루션 등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네이버 투자 펀드 10억
특히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네이버의 지원 하에 인공지능과 관련한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도 자체 보유한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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