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여만에 뇌사상태에 빠진 영아가 신장(콩팥)을 선물하고 하늘 나라로 떠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작고 귀한 신장은 만성콩팥병으로 6년넘게 투석생활을 해온 미혼 여성에게 이식됐다. 이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마치고 떠났어도 생명은 남았다”며 “수혜자가 건강한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이태승 교수는 지난해 뇌사 상태에 빠진 생후 73일된 영아의 신장을 천모 양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아기는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 공여자로 기록됐다고 31일 밝혔다.
출생 직후 머리 혈종(血腫)이 있던 아기는 자연적인 회복을 기대했지만 두개내 출혈이 악화되면서 치료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수술이 불가한 상태로 결국 뇌사에 빠졌다. 이후 부모가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밝혀 뇌파검사와 뇌사조사 등을 거쳐 최종 뇌사상태로 판정됐다.
이 교수측은 정밀 검사를 거친 뒤 신장 2개를 천모 양에게 이식했으며 1년이 지난 현재 신장기능 수치인 크레아티닌 농도가 0.9㎎/㎗(정상수치 0.7~1.4㎎/㎗)를 보이는 등 매우 양호한 상태로 건강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영아 신장을 성인에게 이식하는 경우 콩팥 두개와 주변 혈관을 함께 이식하게 되는 데 아기 혈관은 매우 가늘어 섬세하고 정교한 혈관문합 술기가 요구되고, 기증한 신장이 안정적으로 위치할 수 있도록 비틀림이 없이 혈관을 연결해야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장기기증 1년이 될 즈음, 아기를 기념할 만한 것을 하나라도 더 찾고자 했던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아기 부모에게 감사와 안부 인사를 전하며 아기가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 공여자’임을 말씀드렸다.
수술을 집도한 이태승 교수는 “아기의 부모님께서 고결한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