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C형간염·일본뇌염…한국이 감염됐다

콜레라와 C형 간염 등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일본뇌염 감염자까지 나타나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거제에 거주하는 김모(64)씨가 설사 증세를 보여 콜레라균 검사를 한 결과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경남 거제에서 올해 세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 환자 역시 첫번째, 두번째 환자와 마찬가지로 거제에서 수산물을 먹었다.
김 씨는 지난달 19일 거제의 한 시장에서 구입한 오징어와 정어리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21일부터 설사 증세가 나타난 데 이어 24일 복통까지 생겨 병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상황이 악화돼 26일에는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김 씨가 24일 방문한 병원 측에서 검사를 의뢰한 결과, 감염자로 확인됐다.
김씨가 감염된 콜레라균은 ‘O1’혈청형의 ‘엘토르’ 생물형으로 앞선 두 환자와 동일하다. 세부 유전자형까지 같은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9월 말까지는 콜레라 환자 발생이 산발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며 “한 달 동안 집단 발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 순창에서는 불법 한방치료와 치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순창의 A의원에서 C형간염 환자 203명이 진료를 받았다. 보건당국은 순창의 인구 수(3만여명) 대비 C형 간염 환자 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자 지난 3월과 지난달 30일 A의원에 대해 역학 조사를 진행했다.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의 환자가 마을 회관 등을 돌며 불법으로 의료 행위를 하는 무허가 치료사로부터 치아 질환 치료와 한방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의원 관계자는 “C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눈썹 문신을 했다거나 불법 치과치료나 한방 치료를 받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농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불법으로 침을 놓거나 싼값에 치과 치료를 해주는 속칭 ‘돌팔이’에게 진료를 받아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과의사협회는 “감염의 위험성이 높고 피해가 많은 불법 진료행위에 보건당국이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올해 첫 일본뇌염 환자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광주광역시에 사는 51세 남성이 지난달 30일 일본뇌염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달 15일부터 고열을 보였고 이후 의식저하 등 신경과적인 증상으로 16일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환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신경계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뇌염은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걸린다.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도 95%는 무증상으로 지나가거나 열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드물게 바이러스에 의해 치명적인 급성신경계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 가운데 20~30%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해는 40명의 환자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