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수단인 수소전기차가 올 연말부터 일부지역에서 택시로 시범 운행되고 차량을 공유하는 사업인 카셰어링에도 활용된다. 수소차시대가 개막하는 것으로 대중화 시대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11월부터 울산 지역에서 ‘수소전기차 택시’, 광주 지역에서는 ‘수소전기차 카셰어링’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정부 세종 컨벤션 센터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광역시·울산지역 택시업체, 광주광역시·제이카-벤처 캐피탈(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과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소전기차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차세대 친환경 이동수단이다. 충전시간이 약 3분 정도에 불과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현재 나와있는 투싼 ix 수소차가 415㎞에 달한다. 한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주파할 수 있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자체 연료전지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비상시 산업 또는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 및 에너지 저장소(ESS : Energy Storage System) 역할도 수행 가능하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충전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비용이 요구돼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시범사업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운행 빈도가 높은 택시,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공유경제 서비스 카셰어링에 수소전기차를 접목함으로써 수소차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포석이다. 일단 대중차량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면 전국적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대기정화 기능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수소전기차는 고성능 공기정화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1대가 중형 디젤차 2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효과를 낸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약 300㎞에 달하는 택시를 수소전기차 택시로 효대체할 경우 도심 대기질 개선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1단계로 11월까지 울산 지역에 ‘투싼ix’ 수소전기택시 10대를 투입하고, 내년 상반기에 울산에서 5대, 광주에서 5대를 각각 추가 운용할 예정이다.
대상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2단계 사업은 현대차 차세대 수소전기차가 나오는 2018년 상반기에 본격화된다. 현대차는 충전 인프라가 이미 갖춰졌거나 구축 예정인 전국 5곳의 지역에 20대씩 총 100대의 차세대 수소전기택시를 투입할 방침이다.
수소전기차 유지와 운행은 해당 지역 택시사업자가 담당하고, 현대차는 차량 구매와 AS 등을 지원한다. 수소전기차 택시 요금은 미정이지만 많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택시와 동일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수소전기차 카셰어링 시범사업도 11월부터 광주 지역에서 시작된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 벤처기업인 제이카가 운영을 담당한다. 이 벤처기업은 수소전기차 15대, 일반 전기차 15대 등 총 30대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차량 구매 등의 비용은 현대차그룹 등이 출자한 수소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현대기술투자와 신기술 사업펀드를 관리하는 L&S벤처캐피탈이 지원하고, AS는 현대차가 맡는다.
제이카는 기차역, 터미널, 대학가 등 고객 수요가 많은 지역에 전용 주차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수소 충전인프라는 진곡산단 내 충전소와 현재 구축 중인 동곡 충전소를 이용하게 된다.
제이카는 2018년 상반기 차세대 수소전기차 출시 시점에 맞춰 카셰어링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8년 160대, 2020년 300대 규모로 차량 대수를 늘리고, 운행 지역도 광주 이외 다른 전남 지역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수소차는 전기차와 함께 미래 자동차 시장의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며 “일반 국민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수소차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국민이 더 가까이서 수소전기차의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체감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와 수소버스 대중화를 위해 기술개발을 적극 수행하고, 수소전기차의 수출산업화를 이루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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