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켜보시고 배터리 아이콘이 초록색인지 꼭 확인해보세요.”
지난 1일 여의도 IFC몰에 있는 한 통신사 직영대리점. 10월 첫 주말을 맞아 매장에는 갤럭시노트7를 사려는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구매를 결정한 소비자들은 저마다 직원들 안내에 따라 배터리가 안전한 새 제품인지 확인했다. 상자 옆에 신제품을 의미하는 ‘■’표시도 체크했다. 이 대리점에서는 오전에만 20대 넘는 갤럭시노트7이 개통됐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 인근에서도 대리점마다 갤럭시노트7 판촉전이 치열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다시 판매를 시작한 첫날인 지난 1일 실적 ‘대박’을 기록했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은 지난 1일 하룻동안 2만1000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보통 하루에 단일 모델이 1만대 이상 팔려나갔을 경우 ‘히트’한 것으로 친다. 국내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에 대해 여전히 뜨거운 관심과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2일에도 판매 재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도 1만대 이상 판매 실적을 올리며 ‘대세폰’임을 증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일 오후 3시까지 1만대 이상 개통되며 돌풍을 일찌감치 예고했다”며 “새 프리미엄폰에 대한 수요가 갤럭시노트7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리콜 사태까지 있었는데 이런 실적은 다소 놀랍다는 평가”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대박폰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국내 이동통신업계 활기를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달 이통업계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해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꿔 기기를 변경하는 회원)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통신사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로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세우는데 지난달에는 갤럭시노트7 리콜로 그 요인이 없어진 탓이다. LG전자 새 프리미엄폰인 V20도 지난달 29일에야 출시돼 이통사들 수요를 만족시킬 상황은 못됐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갤럭시노트7 재판매에 마케팅 총력전을 걸었다. 삼성전자 역시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걸었다. 10월 한달 간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고객에게 액정수리 비용 절반을 지원하고, 10만원 상당의 삼성페이몰 쿠폰도 지급한다. 갤럭시노트7 출고가는 98만8900원이다 LG유플러스가 26만4000원으로 최대 공시지원금(가장 높은 요금제)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요금 기준으로 KT는 24만7000원, SK텔레콤은 24만8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블루코랄, 골드플래티넘, 실버티타늄 3종 색상이 출시돼 있으며 이르면 7일 블랙오닉스 색상이 추가로 나올 예정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 갤럭시노트7은 판매 재개 이틀 연속 1만대를 돌파해 ‘대세폰’ 조건은 충족했다.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리콜 기간에 구매자 대부분이 환불 대신 교환을 선택한 것을 보면 제품에 대한 신뢰는 여전한 것 같다”며 “아이폰7이 국내에 상륙하기 전까지 갤럭시노트7이 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매를 시작한 대리점 등지에서는 ‘새로운 갤럭시노트7, 안전한 그린배터리를 확인하세요’라는 문구의 안내문도 붙여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기존 구매자 중 새 제품으로 바꾸지 않은 소비자들은 전국 160여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내 디지털 프라자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기존처럼 제품을 샀던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는 1일부터 바꿀 수 없다. 리콜 발표전에 판매된 국내 갤럭시노트7는 현재까지 80% 이상 회수됐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말까지 제품 교환을 진행하지만 고객 안전을 위해 푸쉬 알림을 내보내는 등 빠른 제품 교환을 독려하고 있다. 삼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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