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T모바일 등 외국 이동통신사들이 고객의 안전을 염려해 갤럭시노트7 판매를 전격 중단한 가운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는 “아직까지 정해진 입장은 없다”고 10일 밝혔다. 이통사들은 “삼성전자가 국내 판매 여부를 정해야 리콜 정책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고객 안전 보다 제조사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이통사 관계자는 “미국과 국내 상황은 다르다. 국내에서는 교환된 제품 발화 사건과 관련해 국가기관까지 참여한 조사결과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공식적으로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관련 세부 내용을 밝혀야 판매 중단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해외 규제당국 심사가 마무리된 뒤 삼성이 글로벌 정책으로 판매 중단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이통 판매점과 대리점에서는 갤럭시 노트7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문의는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신촌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며칠전부터 노트7 재고가 없어 교환과 판매 모두 안하고 있다. 노트7 찾는 소비자들도 거의 없다”고 했다. 이재진 씨(29·대학생)는 “노트7 기능이 좋다고 들어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교환을 너무 서두른 것 같다. 원인을 정확히 조사한 뒤에 판매를 재개했으면 좋았을텐데, 교환 제품도 사고가 난 것 같아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유통점은 갤럭시 노트7 발화로 인해 이익이 급감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도 시흥의 휴대폰 판매점주 김영민 씨(32)는 “소비자들이 삼성의 다른 제품도 안 사려고 한다. 지금 노트7을 팔 시기인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갤럭시노트7은 제품 교환은 가능하지만 환불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와 이통업계는 갤럭시노트7 교환은 내년 3월 말까지로 했지만, 환불은 ‘같은 이통사 내 기기 변경 조건’으로 지난달 말까지 정했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갤럭시노트7 교환 물량과 신규 판매를 합애 약 45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교환되지 못한 기존 물량까지 합하면 50만대를 넘는다. 이지선 씨(30)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소비자를 위한 대안은 환불과 타제품 교환이다. 갤럭시노트7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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