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잇달은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란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전망은 더 악화되고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른 수출 쇼크도 속속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내년 한국경제 GDP 성장률을 2.8%로 하향 조정해서 발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 내린 것으로 올해 전망치보다는 0.1%포인트 높지만 3년연속 2%대 저성장이 확실시되는 양상이다. 한은은 올해 초 2017년 경제성장률을 3.2%를 제시했지만 석 달마다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해오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내년도 하방리스크로 브렉시트, 미 금리인상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꼽았다. 이 총재는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경제전망에 고려한 게 사실”이라며 “단종을 결정한 지 이틀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영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 따른 수출 급감 우려도 현실로 나타났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휴대전화(완제품+부품) 수출이 18억7000만달러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33.8% 줄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수출은 지난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3%, 7월은 10.2%, 8월 18.2% 감소했는데 지난 달에는 감소율이 2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콜 사태가 제품 단종이란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면서 여파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휴대전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2%나 급감한 상태여서 10월 수출 실적은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은 145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5% 줄면서 1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휴대전화 수출이 급감했지만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올해 들어 가장 최소치를 기록하고,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이 15.1%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가계부채 급증 우려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동결했다. 또 갤노트7 생산 중단에 따른 후폭풍에다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일보다 12.3원 하락한 1135.9원에 장을 마감했다.
[고재만 기자 /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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