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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3일 매일경제가 주최한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칸 구글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조만간 누구나 원하는 시점, 장소에 갈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직접 가는 것은 아니고, 가상현실(VR)을 통해서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구글은 VR ‘대중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VR가 대세가 된다”고 말만 할 때 구글은 5달러짜리 종이로 만든 ‘카드보드’를 선보이며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VR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이보다 고급형인 79달러 짜리 ‘데이드림 뷰’를 내놓았다. 천(Fabric)으로 만든 고글 형태 VR 기기다. 칸 총괄은 “한 단계 좋아진 성능을 통해 VR가 얼만큼 실용성 있는 지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내달 출시되는데, 삼성 기어VR처럼 스마트폰 렌즈 앞에 끼워 사용한다. 현재는 구글 픽셀폰으로만 100% 기능을 체험할 수 있다. 구글 VR 플랫폼인 ‘데이드림’이 픽셀폰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칸 총괄은 “VR이 어지러운 이유는 콘텐츠 화면이 시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 제품은 응답시간이 전작보다 5분의 1 빨라져 일반인들도 최대 1시간 반 정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VR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천 소재를 사용해 기존 VR 기기보다 가볍고 다채로운 디자인이 가능하다. 상단부 밴드도 과감히 없앴다. VR 기기를 끼고 난 뒤 머리가 헝크러지는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VR이 과거 3D TV처럼 한때 유행으로 끝나지는 않을까? 칸 총괄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했다. 그는 “3D TV는 송출 방식 업그레이드 정도에 그쳤지만 VR은 새로운 컴퓨터”라면서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어진 컴퓨팅 역사가 이제 VR로 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 분야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계도 희미해질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칸 총괄은 “스마트폰의 기술적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며 “VR 시장은 전문성을 가진 여러 협력 업체들이 참여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칸 총괄은 “VR 뿐 아니라 증강현실(AR)도 인간의 삶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VR가 나를 다른 세계에 데려다 주는 것이라면 AR은 다른 세계를 내 앞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두 기술이 맞물려 시공간 제약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AR가 ‘포켓몬고’ 같은 게임을 넘어 실생활에서도 AR이 사용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칸 총괄은 AR전용 스마트폰 시제품을 보이며 방의 구조와 사물을 지도화시키는 과정을 시연했다. 카메라를 한 바퀴 돌리자 설계도처럼 방안의 모습이 3D지도화 됐다. 칸 총괄은 “카메라
칸 총괄은 덧붙여 ”AR을 위한 디바이스들이 나올 것”이라며 “레노버와 합작해 깊이전용 센서, 어안렌즈 등이 장착된 AR전용 스마트폰이 곧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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