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지난달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했던 ‘트럼프의 사람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매일경제신문 주최 세계지식포럼이 세계 각국 인사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장을 넘어 한국과 미국 간의 정치 경제 및 외교의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장충 아레나와 신라호텔에서 열렸던 세계지식포럼에는 트럼프 캠프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던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 재단 창립자가 참여했다. 미 공화당의 대표적 인물인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도 참석해 공화당의 입장을 전했다. 경제학자중 트럼프 인맥으로 분류되는 존 테일러 스탠포드 대 교수도 참석했다.
퓰너 창립자는 포럼 기간 중 각종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한미동맹은 지금보다 한층 더 강화돼야 한다”며 “트럼프는 한미간의 관계 강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트럼프가 미국과 세계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기업과 개인의 자유, 제한된 정부, 강한 국방력, 전통적 법칙들의 준수 등의 원칙 위에서 창의적인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퓰너 이사장은 “UN의 대북 제제 강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중국도 더 이상 북한이 핵을 확산시키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대북 강경책을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대해 그는 “미·중은 당분간 여러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는 서로 얽히고 있어 서로 의존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은 ‘강한 미국’의 지위를 스스로 내려놓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런 추세를 막고 강한 미국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도 체니는 강경론을 피력했다. 그는 “그동안 북한 문제를 군사력이 아닌 대화로 풀겠다며 계속 양보하다 보니 주도권이 그들에게 넘어갔다”며 “북한은 이제 군사행동을 배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체니는 지난 2001~2009년 미국 부시 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공화당 핵심 인사다.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고 강경한 외교 정책을 주도하며 보수의 상징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테일러 준칙’으로 유명한 존 테일러 교수는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막대한 돈을 푸는 양적완화(QE)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는 단기간에 끝났어야 한다.”며 “양적완화를 너무 오래 시행하는 바람에 전 세계가 돈을 풀어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극복 이후 미국이 양적완화를 지속하자 유로존이 여기에 동참했다. 그 여파로 일본 엔화만 매력이 높아졌고 달러당 엔화 값은 2006년 120엔대에서 2010년 70엔대까지 치솟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아베 정부도 돈 풀기에 뛰어들어 엔화를 다시 120엔대까지 끌어내렸다. 이처럼 전 세계가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통화전쟁의 양상을 띠었다. 테일러 교수는 “미국 일본 등 핵심 경제축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자국 화폐가치를 떨어뜨리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수출을 걱정해 기준금리 인하 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히려 돈이 풀려도 경제는 살아 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이 이렇게 초래됐다”고 강조
그는 △통화·재정정책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수행하고 △부정부패 없이 법 원칙을 준수하며 △시장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고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며 △민간이 잘 하는 영역에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등 이른바 ‘경제적 자유를 위한 5대 원칙’을 실현할 것을 세계지식포럼에서 제안했다.
[노영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